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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기기에 쉴틈 없는 뇌는 ‘과부하’

입력 : 2010-08-26 00:59:40 수정 : 2010-08-26 00: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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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과학자들 “휴식 못 취해 인지능력 저하 가능성” 버스를 기다리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산책하는 동안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은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의 자투리 시간까지 계속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 뇌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4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통해 쉬지 않고 뇌에 정보를 공급하면 뇌의 능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미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스마트폰 등 첨단 정보기술(IT) 제품으로 무장한 요즘 세대는 잠깐의 시간도 ‘헛되이’ 보내려 하지 않는다. 약속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열어보고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땐 TV 모니터로 뉴스와 주가를 확인한다. 밥을 먹다가도,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짧은 순간에도 휴대전화를 꺼내든다.

이렇게 짬이 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 정신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우리 뇌가 학습능력과 기억력, 창의력 등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런데 음악과 영상, 문자메시지 등 디지털 기기에서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받아들이느라 뇌가 재충전할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것이다.

이는 캘리포니아대학(UCSF) 연구진의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연구진이 쥐를 낯선 곳을 돌아다니게 한 뒤 이를 기억하는지를 관찰한 결과, 쥐가 휴식을 충분히 취한 경우에만 쥐의 뇌가 새로운 환경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로런 프랭크 교수는 “휴식은 뇌가 과거 경험을 반추하고 이를 장기 기억으로 만들도록 해 주는 게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가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음악을 듣는 것은 뇌를 쉬게 해주는 게 아니라 혹사하는 셈이다. 미시간대학 마크 버먼 박사(신경과학)는 “사람들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재충전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을 더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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