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청준 전집 첫 결실

입력 : 2010-08-13 17:58:53 수정 : 2010-08-13 17:58:53

인쇄 메일 url 공유 - +

1권 ‘퇴원’등 12편, 2권 ‘매잡이’등 9편 수록
텍스트 변모과정 꼼꼼히 정리 연구 자료로
한국 소설계의 거목 이청준(1939∼2008)이 생전에 남긴 모든 작품을 집대성하는 이청준 전집이 간행되기 시작했다. 5년에 걸쳐 문학과지성사에서 완간될 이 전집의 첫 결실은 초기 중단편소설을 발표 순서대로 모은 ‘병신과 머저리’(1권)와 ‘매잡이’(2권) 등 2권이다. 1권에는 이청준의 등단작이자 ‘사상계’ 신인문학상 당선작인 ‘퇴원’을 필두로 12편, 2권에는 9편을 수록했다.

새롭게 붙인 해설과 개별 작품들을 발표한 뒤 작가가 그 텍스트들을 향후 어떻게 다시 고쳐나갔는지 면밀하게 추적한 자료를 상세하게 덧붙인 점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이청준 문학에 깊이 천착해온 평론가 이윤옥씨는 텍스트의 변모 과정을 꼼꼼하게 정리함으로써 이청준 문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이를테면 ‘퇴원’의 경우 “발표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초고에는 광에 대한 삽화가 없다. 초고에서 의사 이름이 ‘준’이 아니라 ‘걸’이었고, 누워 있다 죽은 ‘남자’는 ‘수수께끼 씨’였다”고 실증적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사소한 교열 사항은 물론 “준이라는 이름은 ‘퇴원’뿐 아니라 ‘공범’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소문의 벽’에도 나오는데, 당선 소식을 듣고 쓴 일기를 볼 때 ‘준’은 작가 자신을 말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식이다.

1권에 해설을 붙인 문학평론가 권오룡씨는 “영혼의 내시경이라 부름직 한 이러한 내면 탐색적 관점에 의해 이청준의 인물들은 욕망의 주체로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낸다”면서 “의식과 욕망 사이에서 분열되고 파편화된 존재로서의 인간상, 이것이 이청준이 그의 초기 소설들을 통해 부각시키고 있는 60년대적 인간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문학과 예술은 오직 욕망의 통로를 통해 인간적 진실에 접근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한국문학은 이청준을 통해 인간의 총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문학평론가 우찬제씨는 2권 ‘매잡이’에 붙인 해설에서 “이청준의 초기 소설은 4·19가 5·16에 의해 완결되지 못한 상황에 대한 환멸감과 이와 관련된 상처의 치유 가능성 모색이라는 성격을 지닌다”고 규정하고 “4·19세대 대표작가인 그는 존재값을 위한 이야기를 현묘하게 궁리하면서, 이야기의 존재값을 제고했다는 점에서 그 소설사적 의의가 뚜렷하다”고 썼다.

지난해 구성된 ‘이청준 전집 간행위원회’(권오룡 정과리 우찬제 이윤옥 홍정선 이인성 김수영)는 모든 작품 목록과 연보를 정리하는 한편으로 각 작품 연재 지면과 발행 출판사, 작품 분량에 대한 세부 목록 조사와 정리를 해왔다. 표지 그림과 제자는 이청준의 고향 후배인 김선두 화백이 맡았다.

조용호 선임기자 jho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
  • 한소희 '완벽한 비율'
  • 최예나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