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재량권 폭넓게 인정… 편법귀화 제동
2003년 60일짜리 방문동거(F-1)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의 조선족 A(58)씨. 그는 60일이 지나서도 출국하지 않은 채 고속도로 휴게소에 취업해 일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후 그는 질병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부여되는 기타 체류자격으로 3년 넘게 국내에 머물렀다.
A씨는 2008년 ‘부모가 한국 국적을 지닌 외국인이 국내에 3년 이상 주소를 둔 경우 귀화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한 국적법에 근거해 귀화를 신청했다. A씨 부모는 모두 한국인이고 그는 우리나라에 3년 이상 머물러왔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타 체류자격은 외국인이 입국 후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로 국내에 머물 필요가 있을 때만 부여하는 ‘잠정적’ 체류자격일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A씨가 소송을 냈는데 1심은 법무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2심은 “어떤 종류의 체류자격이든 국내법에 따라 적법하게 체류자격을 받아 3년 이상 거주했다면 귀화 대상에 포함된다”고 A씨 손을 들어줬다.
엇갈린 1·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귀화를 신청한 외국인이 국적법상 요건을 다 갖추었다고 해서 정부가 무조건 귀화를 허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결했다. 정부가 정책상 필요에 따라 귀화 허가 여부를 판단하도록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해 준 것이어서 앞으로 귀화 정책이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A씨가 “국적 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귀화 신청인이 법에 정해진 귀화 요건을 다 갖추었더라도 법무부는 귀화를 허가할지, 말지에 대해 재량권을 지닌다”며 “법무부가 A씨 체류자격 내용 등을 참작해 귀화 불허가 처분한 자체가 위법하다고 본 원심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특히 “현행 국적법이 법정 귀화 요건을 갖춘 외국인에게 반드시 귀화를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번 판결로 방문취업(H-2)이나 기타(G-1) 체류자격으로 국내에 머문 기간을 귀화 신청요건에서 제외해 온 법무부 정책에 힘이 실리게 됐다. 조선족 등이 어떻게든 국내로 들어와 머물면서 체류조건만 채워 귀화신청을 하는 편법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귀화자는 2006년 이후 해마다 급증해 지난해 역대 최다인 2만5044명을 기록했다.
배병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판결은 무분별한 귀화 신청을 막을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두려는 정책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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