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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고시촌 퇴폐업소 단속 1년…여전히 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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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이 단골손님 상대로 영업해 단속에 한계 각종 고등고시·자격시험의 메카로 군림해온 서울 관악구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이 환락가라는 오명을 벗고자 1년 째 몸부림치고 있으나 퇴폐업소들의 질긴 생명력 탓에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인생역전을 꿈꾸며 전국에서 상경해 머리띠 매고 불철주야 공부하는 학생들이 타락의 유혹에 빠져 범죄를 저지르거나 일찍 희망을 접고 낙향하는 사례가 많아 옛 명성을 되살리려는 `신림동 고시촌 르네상스 운동'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이 형성된 것은 1980년대 초다. 서울대의 이전과 더불어 신림9동을 중심으로 서울대생은 물론, 전국의 고시 지망생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레 하숙집과 고시원 등이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고시원 주변에는 서점과 독서실, 복사집, 고시학원 등 시험공부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까지 형성된 덕분에 고시촌 학생들이 `원스톱 열공모드'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2004년 이후 온라인 학습시장 활성화와 사법시험 응시자격 신설, 로스쿨법안 도입 등으로 고시촌의 신규유입이 줄어든 탓에 시장이 급격히 침체했고, 설상가상으로 신ㆍ변종 퇴폐향락 업소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엘리트의 산실'이라는 옛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학습환경이 악화하자 관악구가 지난해 7월 퇴폐향락 업소를 강력히 단속하고 공실 상태인 고시원을 서울대생에게 임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고시촌 활성화 대책'을 시행했으나 아직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연합뉴스 취재 결과 나타났다.

30일 연합뉴스 기자가 찾아간 고시촌은 겉으로 보기에는 `퇴폐'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어 보였다.

속칭 `대딸방'으로 불리는 유사성행위업소, 안마방, 키스방 등 업소 종업원들이 밤새 뿌린 전단이 아침마다 길거리 곳곳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2∼3년 전 거리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상호와 전화번호만 나와있어 퇴폐업소의 것임을 짐작게 하는 간판 9개를 찾을 수 있었지만, 이중 절반 이상은 업소 앞에 음식물 전단과 전기료 고지서 등 우편물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영업을 중단했음을 짐작게 했다.

이곳의 한 독서실에서 취업 공부를 한다는 김모(34)씨는 "지난해 구청과 경찰이 합동단속을 벌인 뒤 퇴폐업소가 많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전단을 뿌리던 아가씨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대다수 주민은 퇴폐업소가 예전보다 훨씬 음성적인 방법을 통해 여전히 성업 중이라고 전했다.

단속이 심해지자 음식점이나 술집인 것처럼 위장한 간판을 내걸거나 간판도 없이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만 상대로 영업하는 업소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곳의 한 안마방 업주가 가게 단골이라는 PC방 종업원 유모(28)씨는 "간판 없이 영업하는 업소만 내가 알기엔 다섯 곳이 넘는다"고 알려줬다.

사법고시를 공부하는 이모(30)씨는 "전화로 예약해야 하고 업소측이 미리 알려준 비밀번호 등으로 본인확인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 등 워낙 은밀하게 영업을 하고 있어 이런 업소가 몇 곳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키스방은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만들어 놓고 가입자한테 이용료를 할인해 준다는 내용의 광고물을 입구에 붙여놓는 등 인터넷을 통해 홍보하는 모습도 보였다.

관악구와 관악경찰서 등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퇴폐 업소들은 더욱 은밀한 방법으로 명맥을 유지한 것이다.

최근에는 이곳의 한 안마방에서 카드빚과 하숙비를 마련하려고 고시생 이모(32)씨가 흉기를 들고 강도질을 벌이다 경찰에게 붙잡히는 등 고시생들의 타락상도 여전한 실정이다.

관악경찰서 안영화 생활안전과장은 "고시촌 퇴폐업소를 매주 1건꼴로 적발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은밀하게 영업이 이뤄지고 있어 주민들의 신고가 없으면 적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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