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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술과 건강 이야기] ‘지름신’을 물리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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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7-25 18:43:12 수정 : 2010-07-25 18: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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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잔 앞에 놓고, 카드 긁기전 3초만 심호흡을
규칙적 유산소 운동·자신의 미래 상상도 도움
“첫 잔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해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술만 마시면 자제력을 잃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첫 잔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리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직장 상사를 폭행해 회사에서도 쫓겨날 처지가 되었다. 그야말로 하루밤 사이에 모든 게 엉망이 되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

사고가 터질 때마다 늘 이렇게 말했다. 이번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함께 병원을 찾은 가족의 시선은 싸늘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었다. 끼니조차 거른 채 게임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허다했다. 연일 카드빚 독촉에 시달리면서도 신상품이 눈에 띄면 사지 않고는 못 배겼다.

“지름신 때문에…”

고통스러운 결과가 초래될 줄 뻔히 알면서도 일을 저질렀을 때 소위 ‘지름신’을 탓한다. 그렇다면 지름신은 무엇인가? 대뇌 깊숙한 곳에 있는 아꿈벤스핵이라는 직경 1㎝ 남짓의 콩알만한 신경세포 덩어리가 소위 ‘지름신‘이 사는 곳이다. 아꿈벤스핵으로 뻗어 있는 신경세포 말단에서 도파민이 증가하면 쾌락을 느낀다. 그래서 아꿈벤스핵을 쾌락중추라 부른다. 하지만 쾌락이 사그라지면 금단이 솟아오른다. 즉, 다시금 쾌락을 느끼려는 갈망감이 생기는 것이다. 쾌락을 향한 독한 갈망감, 그것이 지름신이다.

“왜 알코올 중독이 되었어요?”

“이유는 몰라. 내가 아는 건 그저 내가 술을 원한다는 거지.”

“죽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건가요?”

“술을 마시기 위해 죽는 건지도 모르지.”

이준석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병원장
영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에서 알코올 중독자 벤(니콜라스케이지)은 창녀 세라(엘리바베스 슈)의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 이미 죽을 각오로 술을 마셔대던 알코올 중독자 벤에게 왜 알코올 중독이 되었는지는 중요치 않았다. 그저 술을 들이부어서 갈망감을 해소시킬 뿐이었다.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 박사는 자신이 고안한 상자에 생쥐를 집어넣었다. 그 상자에는 두 개의 스위치가 있었다. 하나는 눌렀을 때 먹이가 나오는 스위치였고, 다른 하나는 쾌락중추에 전기가 흘러 쾌락을 느끼는 스위치였다. 상자에 들어간 생쥐는 쾌락중추를 자극하는 스위치를 누르다가 결국 굶어죽었다. 그렇다. 쾌락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것이 중독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키너의 생쥐 꼴을 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꿈벤스핵에 숨어 있는 지름신을 물리쳐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훈련이 필요하다.

첫째, 3초만 심호흡하라. 첫 잔을 앞에 놓고, 신용카드를 긁기 전에 단 3초만 깊게 호흡하라. 심호흡을 하는 동안 한껏 달아올랐던 갈망감이 한풀 꺾일 것이다. 둘째, 3분만 생각하라. 지름신이 느껴질 때 쾌락 스위치를 누르다가 굶어죽은 스키너의 생쥐를 떠올려라. 그리고 아꿈벤스핵을 자극하느라 망가져버린 자신을 떠올려라. 셋째, 30분만 운동하라. 하루 30분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아꿈벤스핵을 다스리는 대뇌 신경망을 튼튼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수시로 상상하라. 석 달 후, 삼 년 후 그리고 삼십 년 후 당신의 모습을. 기필코 성공해야만 하는 당신의 소중한 미래가 지름신을 물리치는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이준석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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