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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콜롬비아와 외교 단절”

입력 : 2010-07-24 01:15:11 수정 : 2010-07-24 01: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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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국가연합 “중재 나설 것”
반군 비호 갈등…차베스, 최고 경계 태세 발령
콜롬비아 “미주기구서 조사위 파견해야” 반발
남미에서 최고의 반미국가로 자처하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22일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비호 논란으로 갈등을 빚은 친미국가인 콜롬비아와 외교 단절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남미 국가 간 친미·반미 국가로 나뉘어져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외교단절=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를 ‘게릴라 천국’으로 비난한 이후 다른 선택이 없었다”며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둔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키려 이런 주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 외교관들에게 25일까지 떠날 것을 명령하고 콜롬비아 대사관을 즉각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또 전군에 콜롬비아 접경 지역(2300㎞)에 최고 경계 태세를 발령했다. 베네수엘라 외무 장관은 “콜롬비아와 무역 관계를 끊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압박하는 콜롬비아=앞서 콜롬비아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특별 회의에서 베네수엘라가 FARC에 은신처를 제공해 지도층과 조직원 1500여명이 베네수엘라 서부 술리아 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산 맥주를 마시는 반군 지도자 사진을 포함해 은신처 항공 사진과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루이스 알폰소 오요스 콜롬비아 대사는 차베스를 ‘독재자’로 부르며 OAS가 베네수엘라 내 콜롬비아 반군세력의 실체를 조사할 위원회를 파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콜롬비아는 반군 소탕을 위해 2008년 에콰도르 국경을 무단 침범하면서 외교관계가 단절됐고 올 6월에는 정보부가 에콰도르 대통령실을 도청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09년에는 아마존 정글에서 200여명의 원주민을 학살해 볼리비아와 대립한 적도 있어 코너에 몰리고 있다. 무엇보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이어 2번째 수출 상대국이라는 점이 콜롬비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중재 나선 남미=8월2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회의를 앞두고 닥친 악재에 남미 국가들은 바빠졌다. 남미국가연합은 베네수엘라·콜롬비아 관계개선을 위한 중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미국가연합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사무총장은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및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FARC=1964년 설립된 FARC는 조직원만 8000여명에 이른다. 마약 카르텔·인질 문제에 연루되는 등 ‘범죄 조직화’돼 골칫거리가 됐다. 2002년 대선 유세 도중 잉그리트 베탕쿠르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를 납치했다. 2002년 친미 성향의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대규모 소탕작전에 나서면서 인접국인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 등으로 쫓기며 국가 간 외교마찰의 원흉이 되고 있다.

정진수 기자 yamyam19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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