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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초원의 야생 사진이나 위엄이 서린 사자 사진 너머로 인류의 마지막 남은 원시 자연의 보물창고를 함께 지키고 가꾸어야 할 책임을 널리 전하는 ‘아프리카 야생중독’. |
아프리카에서 10년을 보내는 동안 흰머리를 휘날리는 저자 이종렬씨를 보고 세렝게티 국립공원 관리인들은 ‘사자 갈기’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저자는 아프리카에서 지내는 동안 그저 자연과 더불어 행복했을 뿐인데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얻었다고 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조차 사자 가족 심바넘버스 프라이드의 안부를 걱정할 정도로 이미 세렝게티와 사랑에 빠져 있고, 아프리카에 미쳐 그곳에 가족을 데려가 살고 있다. 아프리카에 중독된 것이다.
‘아프리카 야생중독’(이종렬 지음, 글로연)은 문명사회가 주는 다양한 즐거움과 편리함에 중독되어 가는 현재 우리들 삶과는 다른, 문명에서 가장 거리가 먼 원시 자연과 야생이 살아 숨 쉬는 아프리카 대초원에서 날마다 펼쳐지는 이야기, 대자연이 이끄는 섭리에 따라 수백만 년 동안 이어져 온 다양한 야생의 모습과 이야기를 지면 가득 채우는 대형 사진과 함께 담아낸 포토스토리 북이다.
그가 보여주는 아프리카 야생 사진에서는 아프리카의 시간이 느껴진다. 그저 아프리카를 여행 와서 지나치듯 방문한 작가들이 촬영한 사진과는 달리,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보낸 저자의 시간이 담겨져 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그의 사진에서는 수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며 세렝게티 초원 위의 동물들에게 쏟아놓는 작지만 간절한 애정, 아프리카에 대한 깊고 따스한 연민이 느껴져 온다. 한 컷 한 컷에서 작가의 애정과 연민을 만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출판사는 이 책을 통해 살아 있는 아프리카 야생의 생생함을 접할 많은 독자를 위해 고가의 고급 용지에 사진을 인쇄를 함으로써 제작판매를 통한 수익을 떠나 저자가 보낸 10년을 온전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저자 이종렬씨는 아내와 두 아들 등 가족과 함께 탄자니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사파리투어 여행사 대표로 있다. 중앙대를 졸업한 후 MBC 베스트극장 조연출을 시작으로 방송 연출에 들어서 1996년 MBC 다큐스페셜 80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2편을 기획 연출하면서 아프리카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김정미의 오지여행 10편, KBS도전지구탐험대 아프리카·남미 4편, SBS 출발모닝와이드 아프리카 25000km 종단 50편, SBS 초특급 일요일만세 잠보아프리카 편 등을 기획 연출하면서 원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아프리카를 저자 자신의 인생 중심에 놓게 된다. 이후 아프리카에 머물면서 아프리카 대초원의 야생을 렌즈에 담기 시작하여 MBC 스페셜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와 ‘탕가니카의 침팬지들’의 라인프로듀서를 맡았으며, 최근 방영된 MBC 스페셜 ‘라이언 퀸’을 공동 연출하기도 했다.
저자는 사진가로서의 역량과 탄자니아의 야생을 널리 홍보한 점을 인정받아 최근 탄자니아 역사상 2번째로 세렝게티를 비롯한 탄자니아 국립공원을 10년간 무상출입 촬영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했다. 이것은 세렝게티를 세계에 알린 세계적 야생 사진가 고(故) 휴고 반 라윅(Hugo Van Lawick)에 이어 유일한 허가이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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