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소아치과 박재홍 교수팀은 콜라처럼 산성도가 높은 음료수를 마신 뒤 곧바로 양치질을 했을 때 치아 표면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산성 음료가 치아 부식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3일 밝혔다. 콜라와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는 pH(산성도)값이 2∼3에 해당한다. 보통 중성 pH값을 7로 봤을 때 0∼6은 강한 산성, 8∼14는 알칼리성으로 구분한다. 맥주(pH4)와 오렌지주스(pH3∼4)도 산성 음료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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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치아(왼쪽)와 콜라에 1시간가량 노출된 치아의 표면. 정상 치아는 표면이 매끈한 데 비해 콜라에 노출된 치아는 구멍이 뚫린 채 거친 형태를 띠고 있다. |
콜라를 마시고 10분 후 양치질을 했을 때의 Sa 수치는 콜라를 마신 뒤 30여분 동안 타액(침)으로 중화작용을 거쳤을 때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부식 정도를 원자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 정상 치아 표면은 매끈한 데 비해 산에 노출된 치아의 표면은 거칠고 중간중간 구멍이 뚫린 것처럼 녹아내린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사용하는 치약에는 치아 표면을 닦아내기 위한 연마제가 들어 있기 때문에 산성 음료를 마신 후 바로 칫솔질을 하면 산성 음료 자체의 부식효과에 연마제 작용이 더해져 오히려 치아 부식을 촉진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성 음료를 마신 후에는 바로 칫솔질을 하기보다 물이나 양치액으로 가글을 하거나, 타액의 중화작용을 기다리기 위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난 후 칫솔질을 하는 게 치아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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