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을 검색하다 미국의 암 학회지 ‘암(Cancer)’지가 조사한 결과 암 등의 난치병에 걸리면 여성이 남성보다 이혼당할 확률이 7배나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기사를 읽었다. 시애틀 암치료연합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난치병 환자 515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이 연구결과를 보면 남성이 난치병에 걸렸을 경우 이혼율은 2.9%였던 반면, 여성이 환자일 경우에는 20.8%가 이혼을 했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면서 송혜교나 김희선이 여자친구라면 나도 그럴 수 있다는 남자들의 변명에는 충분히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역시 현실과 드라마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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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길 듀오 대표연애강사 |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얼마 전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를 아내로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아내의 친한 친구가 남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갑자기 남자친구가 쓰러졌는데 그 원인이 백혈병이었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그 친구분이 남자친구와 헤어질 줄 알았다. 연애야 원래 포스트잇처럼 떼었다 붙였다 하는 거라지만 결혼은 초 강력본드처럼 한번 붙이면 떼어지지도 않고 억지로 뜯어내면 흔적(?)이 남는 것이기 때문에 그 여성분께서 헤어진다고 했더라도 그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분, 현재 투병중인 남자친구와 끝내 결혼을 하겠다며 준비 중이라고 한다. 나 같이 법 없이는 못 사는 자칭 현실주의자, 타칭 기회주의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무슨 마더 테레사나, 헬렌 켈러도 아니고 그러냐 싶은데 그럼에도 아내의 친구는 담담하게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했단다. 그런 진실한 사랑 앞에서 현실 운운했던 내가 부끄러웠고,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사랑을 하고 있는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평상시 연애상담을 하면서 굳이 말리는 길을 가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그 결과를 궁금해 하면서 지켜보았는데 이 커플만큼은 그 결과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 그저 이 커플이 가는 길에 행복과 즐거움 만이 함께하기를 바라주고 싶다. 조만간 아내가 그 친구를 만나게 되면 꼭 엄청나게 맛있는 걸 사주라고 해야겠다. 물론 계산은 내 카드로 하고 말이다.
듀오 대표연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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