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무상급식 반대는 사기극”
지상욱 “추가재원 마련 방안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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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봅시다" 여야4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18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진보신당 노회찬·민주당 한명숙·한나라당 오세훈·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왼쪽부터)가 이날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 토론회를 갖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 후보는 무상급식·보육·사교육·일자리 문제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연합뉴스 |
90여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도 지난 17일 토론과 같이 오 후보와 다른 후보들의 대결 구도로 진행됐다. 오 후보는 특히 다른 후보들의 매서운 비판에 직접 관련 통계와 문건까지 제시하며 반박하는 등 공세적인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분위기는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각 후보들이 자신의 대표 공약을 설명하고, 다른 후보들이 이를 비판·반박하는 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오 후보와 한 후보는 각각 상대의 대표공약인 ‘친환경 무상급식’과 ‘사교육·학교폭력·준비물 등 3무(無)학교’ 공약을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먼저 한 후보는 “무상급식은 예산 문제가 아닌, 교육 철학의 문제”라며 “부모의 가난을 증명해서 눈칫밥을 먹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한 후보의 총리 임기 중 만들어진 학교급식 종합대책 문건을 보면 ‘저소득 지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돼있는데, 이는 사실상 폐기한다는 것”이라며 “무상급식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 자리에 있고도 노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무상급식 대책을 폐기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당시 종합대책의 주제는 식중독 문제 해결이었을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다른 후보들은 “예산 문제를 들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은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노 후보), “추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문제”(지 후보)라며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오 후보가 “결국 문제는 사교육비”라며 “향후 4년 간 1조원의 예산을 직접 투입해 수준별 학습이 가능한 공교육 환경을 만들고, 학교폭력과 준비물이 따로 필요없는 ‘3무 학교’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이명박 정부 들어 우열반 편성, 특수목적고·자립형 사립고 확대, 일제고사 부활, 수능성적 공개 등으로 공교육이 해체 위기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오 후보가 사교육 해결을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맞받았다. 노 후보도 서울시의 하나고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오 후보가 재선을 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교육문제”라며 “오 후보는 사교육비를 줄인 적도, 줄일 가능성도 없다”고 거들었다.
이에 오 후보는 “사교육 폭증 책임은 노무현 정부 5년에 있다”며 “얼마나 많은 기러기 아빠를 양산했느냐”며 재반박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 후보는 오 후보에게 “대선 출마 의사가 있다면 이 자리에서 후보를 사퇴하는 게 옳지 않느냐”고 물었고, 오 후보는 “4년 내 절대 한눈 팔지 않는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방청객과의 일문일답에서 오 후보는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산책’을 꼽았고, 한 후보는 ‘주차의 달인’이라는 별명에 대해 “중학교 때까지 마라톤 선수를 하는 등 운동신경이 발달해 운전을 잘한다”고 말했다.
지 후보는 인기배우인 아내 심은하씨에 대해 “가장 중요한 참모”라고 말했고, 노 후보는 첼로 연주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악기가 커서 쉬울 줄 알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원보 기자 wonb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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