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은퇴 없듯 새로운 출발”
26일부터 가수 이상은이 진행

국내 방송 사상 최고 인기 라디오 DJ이자 대표적인 팝뮤직 전도사였던 김기덕(62·사진)씨가 25일 MBC FM4U(91.9㎒) ‘골든 디스크’(오전 11∼12시) 생방송을 마지막으로 37년간 몸담아 온 라디오 DJ석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골든디스크’에서 많이 방송된 팝뮤직을 순위대로 소개하는 식으로 이날 방송을 마무리지은 김씨는 “인생에 은퇴가 없듯이 새로운 출발을 하려 한다.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기회가 오리라 믿는다”면서 “여러분 모두 감사드리며, 고맙다”는 클로징멘트로 그동안 사랑해준 청취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1972년 아나운서로 MBC에 입사한 김씨는 이듬해 ‘2시의 데이트’의 전신인 ‘FM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FM 방송실’ ‘2시의 데이트’ ‘별이 빛나는 밤에’ 진행을 맡으며 약 37년 동안 전문 라디오 DJ로 활동해왔다.
김씨는 팝뮤직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감미로운 목소리, 또 팝송과 동양철학을 접목한 독특한 소개 방식 등으로 최고 인기 라디오 DJ의 자리를 놓지 않았다. 특히 ‘2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가 라디오 음악 팬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돼 있다.
이 프로그램은 1994년 7500회(만 22년)를 돌파하면서 ‘단일 프로그램 최장수 진행’ 부문으로 기네스북 인증을 받았으며 1996년에는 20년 이상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 DJ에게 수여되는 MBC 라디오의 ‘골든마우스’를 수상하기도 했다.
‘골든 디스크’는 그가 1997년부터 맡아온 프로그램으로 DJ와 PD를 겸했다. 이번 진행자 교체에 대해 MBC라디오국 관계자는 “30년 넘게 방송을 진행해오셨는데, 이제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줄 때가 됐다고 판단해 이번 라디오 부분 조정에서 DJ가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26일부터 ‘골든 디스크’ 진행은 가수 이상은이 맡는다. 이상은은 “이 시간대를 오랫동안 진행한 김기덕씨의 기운이 쉽게 털어지진 않겠지만 좋은 음악은 좋은 물꼬를 터줄 것”이라면서 “음악은 귀 기울이는 자에게 다정하게 열릴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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