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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소련처럼 붕괴한다

입력 : 2010-04-23 23:04:39 수정 : 2010-04-23 23: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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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붕괴/드미트리 오를로프 지음/이희재 옮김/궁리/1만3000원

드미트리 오를로프 지음/이희재 옮김/궁리/1만3000원
‘미국은 소련의 전철을 밟고 있다. 2005년만 해도 미국은 난공불락의 초강대국으로 보였다. 1985년경 소련도 그렇게 보였다.’

2000년대의 미합중국이 1985년 페레스트로이카 직전의 소비에트연방(구소련)과 비슷한 양상을 띠며 붕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이 책으로 나왔다. 작가는 소련의 붕괴를 목격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고에너지 물리학부터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드미트리 오를로프(48). 저자는 미국의 현재가 소련 붕괴 직전과 대단히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과 소련 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고 주장한다. 둘 다 ‘통합의 신화’를 중시했다. 소련의 무계급 사회에 맞서 미국은 사회통합 전략이다. 지금 미국인들은 교외에 살며 승용차를 모는 중산층 되기를 인생 목표로 삼았다. 소련 정부가 자본재 지출을 우선하면서 소비재 생산에서 뒤처졌듯이, 미국에서도 제조업은 몰락했으며 값싼 수입 소비재가 넘쳐난다.

군비 경쟁도 마찬가지다. 소련과의 냉전이 끝나고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며 엄청난 국방비를 쓰고 있다. 미국의 석유 의존도는 지나치게 높아졌으나 원유 생산량은 내리막길이다. 1980년대 중반, 석유 부족으로 경제 위기를 맞았던 소련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석유를 마음껏 사들일 상황도 못 된다. 미국의 재정 적자는 갈수록 늘어나지만, 군사비는 줄지 않고 달러의 가치는 계속 떨어진다.

미국은 소련처럼 붕괴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과격하고 극단적이어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어딘가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는 저자가 든 논거들, 즉 과도한 석유 의존과 자원 고갈, 막대한 재정적자, 지나친 군비 등은 저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제기해 온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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