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움집서 숭례문까지… 목조건축 역사 한눈에

입력 : 2010-04-06 17:25:27 수정 : 2010-04-06 17:25:27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 ‘우리 목조 건축…’ “신석기시대 땅을 파고 나무로 기둥을 세운 뒤 풀을 엮은 움집은 우리 목조건축의 기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에 타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국보 제1호 숭례문은 조선초기의 대표적인 목조건축 형태인 다포(多包)양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보 1호 숭례문.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조선시대 다포계 형식의 건물 중 가장 오래됐다.
지난 1일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의 길’로 명명된 1층 중앙홀에서 박물관 고고부 이정근 학예연구사는 관람객에게 움집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우리 목조건축의 변천과정을 일일이 설명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우리나라 목조건축의 역사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테마전 ‘우리 목조 건축, 어떻게 변해왔나’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해 6월27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에는 숭례문 복구에 참여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인 신응수 대목장이 직접 제작한 전통목조건축물 모형 44점이 전시돼 우리 목조건축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의 도움으로 이들 작품에서 나타난 우리 목조양식의 변천과 시대별 특징을 살펴봤다.

◆신석기시대부터 움집형태의 목조건축이 시작됐다

우리나라 목조건축이라고 하면 흔히 고려시대의 수덕사 대웅전이나 조선시대의 경복궁 광화문이나 근정전을 떠올리지만 ‘나무로 만든 집’인 목조건물의 역사는 신석기시대부터다.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 현존하는 궁궐의 정문 가운데 돌을 높이 쌓아 문을 만들고 위에 목조건물을 한 구조는 유일하다.
이때 만들어진 집은 땅을 파낸 뒤 나무와 풀을 이용해 만든 간단한 구조로 ‘움집’이라 불렀다. 청동기시대를 거치면서 보다 큰 규모의 집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이전에는 없던 벽이 세워지며, 내부에 특별한 시설물이 만들어지는 등 형태와 시설이 다양하게 변화한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대규모 마을이 형성되고 이에 따라 집 짓는 기술이 발전했다.

삼국시대에는 성으로 둘러싸인 고대도시가 생기고 내부에 왕권을 상징하는 궁궐이 건립되는 등 건축문화에 큰 변화가 생긴다. 현존하지는 않지만 이때 건립된 황룡사 9층 목탑은 당시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알려준다.

이 시기 고구려에는 집집이 작은 곡물창고가 있는데 이를 ‘부경’이라 불렀다. 부경은 고구려 무덤벽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나무로 만든 다락집으로 추정된다. 나무기둥을 세워 지면에서 상당히 높은 곳에 나무로 된 바닥과 벽체를 만들고 사다리를 통해 출입하는 구조이다. 이 같은 집은 요즘 중국 동북지역 민가에서는 곡물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고려·조선시대 목조양식의 핵심은 주심포계·다포계

◇강릉 객사문.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만든 공포는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계 형식으로 고려시대 대표적인 목조건축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지붕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짜 넣은 구성물을 공포(拱包)라 한다. 옛 목조 건축은 공포의 위치에 따라 주심포계(柱心包系) 형식과 다포계(多包系) 형식으로 구분된다. 주심포계 형식은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것이 특징이며, 다포계 형식은 공포가 기둥뿐 아니라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다포계 형식에는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포를 받치기 위해 평방이라는 부재가 사용되는데 주심포계 형식에 비해서 지붕 하중을 보다 합리적으로 전달하는 구조이다. 고려시대 목조 건축물은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극락전, 수덕사 대웅전, 강릉 객사문 등이 주심포계 형식이다.

강릉 객사문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각 고을에 두었던 지방 관아의 하나로 임금의 전패(殿牌)를 모신 곳으로 지붕은 앞뒤로 경사면을 갖는 맞배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해 만든 공포는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계형식이며, 기둥의 가운데 부분이 볼록한 배흘림기둥이다.

고려 우왕 2년(1376년)에 만들어진 부석사 무량수전은 지붕은 사면이 경사지고 삼각형의 합각면을 갖는 팔작지붕이며,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해 만든 공포는 기둥 위에만 간결하게 짜올린 주심포계 형식이다. 봉정사 극락전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의 하나이다.

이정근 학예연구사는“고려 말에 나타난 다포계 형식은 주심포계와 조화를 이루면서 조선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궁궐건축 양식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밝혔다.국보 1호 숭례문은 조선시대 다포계 형식 건물 중 가장 오래됐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기둥 윗부분에 장식하여 짠 구조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형식이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은 현존하는 궁궐의 정문 중 유일하게 돌을 높이 쌓아 문을 만들고 윗 부분을 목조로 건축했다. 전체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룬 화려한 외관이다. 경복궁 중심 건물로 국왕이 외국사신을 만나는 등 공식적인 업무를 보던 근정전은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해 만든 공포는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형식으로 임금과 경복궁의 위엄을 드러낸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
  • 한소희 '완벽한 비율'
  • 최예나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