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빨라 실제 작업시간은 하루 20분
무게중심 확보가 관건… 바닷물도 빼내야 서해에서 침몰한 천안함 선체가 인양되면 현재 침몰 원인을 놓고 나돌고 있는 갖가지 의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인양에는 대형 해상 크레인이 동원된다.
그러나 크레인이 투입되더라도 최악의 해저 상황에서 군함의 무게중심을 정확히 잡아 올리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돼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약 1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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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해군 천안함을 인양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경남 거제를 출발한 2200t급 해상크레인 ‘삼아 2200호’가 2일 백령도 인근 소청도 해상에서 출항 대기하고 있다. 이종덕 기자 |
2일 인천지역 해상 구조구난업계에 따르면 두 동강난 함미와 함수 인양을 위해선 먼저 바다 바닥에 박혀 있는 선체와 뻘 사이에 구멍을 내서 선체의 앞과 뒤에 2개의 쇠줄(강선)을 결박해야 한다.
에어펌프로 뻘에 구멍을 내 우선 가는 줄을 통과시키고 다시 중간 굵기의 줄을 넣어 더 넓은 구멍을 내는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해 마지막으로 인양 시 사용할 굵은 강선을 넣어 선체에 감게 된다.
해저가 암반일 경우엔 천공기를 동원해 같은 작업을 통해 강선을 걸게 된다. 해군은 이를 위해 직경 90㎜의 강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강선 1개를 처음 선체에 감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시간이며, 이후부턴 1시간 안팎이 소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해저 40∼45m에서, 그것도 조류가 최고 4∼5노트에 달하는 악조건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작업가능한 시간은 하루 20여분에 불과해 전체 작업 완료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된다.
대형 크레인이 비스듬히 박혀 있는 선체를 바지선까지 시행착오 없이 한 번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무게중심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어 선체 앞뒤에 건 강선을 2200t급 대형크레인의 고리에 걸어 최종적으로 인양하게 되는데, 이때 무거운 쪽부터 들어 중심을 잡는다. 또 선체를 바다 위로 끌어올리기 직전 바닷물을 빼 무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해상 구조구난 전문업체인 인천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57) 대표는 “큰 사고 없이 작업이 진행된다면 1개월 정도면 선체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일 인양 중 실수로 선체가 다시 침몰한다거나 잠수사가 사고라도 당하는 경우엔 같은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작업이 위축돼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이 해상크레인은 지난달 29일 경남 거제시 성포항을 출발해 3일 만인 1일 새벽 인천해양경찰서 담당 해상에 진입했으나 기상여건 악화로 소청도 남방 640m 해상에서 닻을 내려 피항해 있다.
인천=이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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