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에 권총 부착 좌우 60도가량 꺾여 지난해 11월18일 모스크바 인근의 한 부대에서는 색다른 소총 사격시범이 언론에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 특수부대인 스페츠나츠(Spetsnaz)에 지급된 이 총은 소총 앞부분에 권총을 부착한 뒤 총신 부분이 꺾이도록 조정해 벽이나 모퉁이 뒤에 숨어 있거나 시야에서 벗어난 적들을 저격할 수 있는 일명 ‘코너샷’(굴절형 총기)이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이날 도시전과 대테러전에서 효과적인 정밀타격과 생존성 증대를 위한 ‘굴절형 총기’를 개발하고 육군, 방위사업청, 경찰청, 산·학·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념구현 연구개발 발표회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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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군인이 23일 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사격할 수 있는 굴절형 총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
현재 우리 군의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은 이스라엘제 코너샷을 도입해 사용 중이다.
ADD가 3억5000여만원을 들여 2008년 9월 착수해 지난 2월 개발에 성공한 코너샷은 총신 앞부분에 군이 보유한 ‘K5’(9㎜·유효사거리 50m) 권총을 장착, 좌우로 60도가량이 꺾이도록 돼 있다. 이스라엘제는 권총을 분리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 제품은 일체형이다.
통상 사격은 소총수가 총기 앞부분에 달린 플래시와 CMOS카메라로 적의 위치와 수, 모습을 탐지한 뒤 이러한 정보를 부착된 접안식 화면을 통해 파악한다. 이어 레이저빔으로 목표물을 겨냥해 정확히 명중시키게 된다.
ADD 관계자는 “코너샷은 전 세계에서 대테러 방지와 마피아 등 범죄조직 소탕에 유용하게 사용돼 많은 성과를 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외국제품의 미비점을 반영, 독자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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