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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힙합계 별' 더콰이엇 "음악 아닌 작품 남기고 싶다"

입력 : 2010-03-19 14:18:27 수정 : 2010-03-19 14: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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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정규 앨범 'Quiet Storm:A Night Record' 발표

 

[세계닷컴] 특정 가수의 팬들이 해당 가수의 앨범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특정 장르의 팬들이 특정 가수의 앨범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홍대 힙합문화를 대표하는 래퍼 중 하나인 더콰이엇(본명 신동갑)이 3년 만에 정규 앨범 '콰이어트 스톰:어 나이트 리코드'(Quiet Storm:A Night Record)를 힙합 팬들과 대중들에게 던졌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대중'이라는 단어다. 더콰이엇은 제4회 대중음악상에서 두 번째 앨범 '큐 트레인'(Q train)으로 최고 힙합 앨범상을 받으며 실력파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아직 대중들에게는 낯설다. 물론 딱 한번 그의 이름이 인터넷을 요란하게 만든 적은 있다. 2008년 자신의 곡 '성장통'이 그룹 빅뱅의 디스곡 (주로 다른 그룹이나 사람을 폄하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행동 혹은 노래를)인 것처럼 알려지면서였다.

"그건 제 곡 '성장통'에 빅뱅이 들어가서 그런 거지 까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약간의 오해의 소지가 있었죠. 사실 빅뱅 팬들로부터 제가 받은 공격은 별로 없었어요. 빅뱅을 겨냥한 것은 아닌데, 가사의 방향이 의도하지 않게 그렇게 흘러간 거죠. '성장통'은 제가 홍대에서 힙합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느낀 점을 담아본 곡이었죠. 5년 동안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때 음악을 듣고 지금 음악을 들으면 동생에서 형이 되는 느낌의 드라마를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더콰이엇의 이번 앨범은 총 13곡이 들어가있다. 재미있는 것은 곡이 만들어진 방식이다. 더 콰이엇은 미국에서 '50센트' 등을 프로듀서한 제이크 원(Jake one), 케브 브라운(Kev Brown) 등에게 자신이 작업한 곡을 보내주면 그들은 여러 악기 버전이 추가된 음원을 다시 보내주는 형식으로 '논리 원'(Lonely One)과 , '게임 씨어리'(Game Theory) 등을 만들었다.

"이번 앨범은 반 정도는 제가 하고 나머지는 다른 분들이 했어요. 이전 앨범까지는 제 곡으로만 채웠는데 그게 편했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면을 조금 환기시켜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번에도 제 곡으로만 앨범을 만들면 너무 스타일이 굳어질 것 같았고, 저보다 잘하는 분들과 교류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해외 작곡가들과 함께 했고, 그들에게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곡을 받죠. 그렇다고 해서 제 음악적 성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에요. 프로듀서를 고르고 곡을 골랐어요. 들어보시면 많은 프로듀서가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느낄 수 있어요. 지루한 감이 있을 수 있지만, 통일성이 있죠. 세계 각지의 도시의 감성에 맞는 그런 느낌 있잖아요"

'A Night Record'라는 말처럼 이번 앨범은 더콰이엇이 들려주는 서울의 밤 이야기다. 아니 정확히는 현대 도시의 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성향을 벗어난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더콰이엇의 이전 앨범도 그랬듯이 자신의 기억을 기반으로 곡작업을 한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모두 제가 겪은 이야기에요. 그래서 가끔씩은 자기 이야기만 하냐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일단은 앨범이라는 것이 가수 본인의 철학이 들어가야 하니까요. 그러다보니 자신감 넘치는 가사들도 많아요. 그것은 제가 힙합에 대한 래퍼로서의 프라이드죠"

직접 곡을 쓰고 노래 부르던 더콰이엇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소울컴퍼니를 만들었다. 그리고 평소 존경했던 가수 드렁큰타이거의 타이거JK도 만나게 됐고, 이런 인연으로 '8:45 헤븐'과 윤미래의 '검은 행복'을 만들게 됐다. 이런 생활은 누구나 그렇듯이 부모님의 반대가 심할 것이란 예상을 했다. 그런데 답변은 뜻밖이었다.

"사실 저는 부모님의 반대가 없었어요. 음악에 반대를 안했고 공부를 강요안하셨죠.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왜 그런지 궁금해서 물어볼 정도였죠. 어떻게 보면 그 당시에 저희 집이 굉장히 힘들었는데 그러다보니 제가 음악을 하면서 행복해보이는 모습이 좋았대요. 제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발걸음 소리가 빨리 집에 와서 음악을 하고 싶은 그런 발걸음 소리였대요. 그런가 생각해보면 맞는 것 같아요"

더콰이엇의 아쉬움은 앞서도 말했지만 실력에 비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비단 더콰이엇만의 이야기가 아닌, 언더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는 풀기 힘든 숙제같은 이야기다. 설사 제법 괜찮은 PR매니저를 만났다하더라도 방송에 진출하기는 용의치 않다.

"기자들과 인터뷰를 거의 해보지 않았죠. 그것은 인디 음악으로서의 저희의 한계인 것 같아요. 홍보노하우라든가 그런 면에서요. 방송은 EBS 스페이스 공감에 나갔고 라디오는 2년 전 컬투쇼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희가 방송에 나가서 줄 수 있는 재미가 없잖아요. 대중적 인지도가 낮으니 말이죠. 조금은 저희가 알려져서 저희를 찾게끔 하는 것이 목표고요"

사실 힙합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주류와 언더는 존재한다. 그 경계선이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타 음악과 다를 바 없다. 이에 더콰이엇은 사실상의 경계선이 허물어지는 시기라고 말한다.

"사실 힙합퍼들은 껄렁하고 많이 거칠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은 타이거 JK형이나 타블로 형들이 많이 깨준 것 같아요. 랩을 하는 사람들도 귀여운 면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줬죠. 제가 시작할 때만해도 주류와 언더간의 경계는 존재했죠. 언더 뮤지션이랑 주류 뮤지션이랑 긴장감도 있었고요. 그게 5년 사이 많이 허물어진 것 같아요. 이제는 교류도 많이 하고 있고요"

더콰이엇의 앨범은  13곡이나 들어가 있는 정규앨범이다. 언더에서는 흔할 수 있지만, 전체 가요계에서는 참 무모할 수 있다는 생각도 종종 든다. 그러나 단순한 음악이 아닌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더콰이엇은 그래서 더 정규앨범을 충실하게 만들어야된다고 역설한다.

"아직까지는 힙합계에서는 정규앨범이 많이 나와요. 마케팅이나 이런 부분을 고려하고 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이나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죠. 이제는 CD라는 매체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하며 작품에 충실해야 한다고 봐요. 어떻게 보면 지금이 작품이라는 것을 만들 수 있는 마지작 시기라는 생각해요"

사진=소올컴퍼니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블로그 http://back-ente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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