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 영화 속 배경에는 특정 브랜드를 연상케 하는 마크가 항시 보인다. 주연 배우들은 다수의 장면에서 특정 브랜드의 위스키를 연달아 마신다. 위스키를 따르는 전담 조연 배우가 따로 있을 정도다.
바로 이병헌과 한채영, '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재규 감독이 만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터넷 영화 '인플루언스'다.
극장 개봉이 아닌 온라인 상영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 '윈저'의 프로젝트다. 드라마나 영화 중간에 상품이 등장하는 간접 광고인 'PPL'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로, 단순히 광고를 하는 것보다 음악, 영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하여 광고 효과를 높인다. 제작 또한 브랜드 측에서 전적으로 담당한다.
이병헌은 "광고와 영화의 중간 쯤 컨셉트"라며 "실험적이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부담을 덜고 재밌고 자유롭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플루언스'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지켜지는 약속,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선택의 기로에 놓인 주인공들이 펼치는 미스터리 장르다. 2일 오후 서울 강남 압구정CGV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에는 전작과는 달리 짧아진 헤어 스타일과 빈틈없는 블랙 수트로 카리스마 넘치는 이병헌의 모습과 100년의 시간 동안 유리벽 사이로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만 봐야 하는 슬픈 여인인 한채영의 열연이 펼쳐졌다.
이번 영화에서 이병헌은 'W' 역을 맡아 1907년부터 2010년까지 100년의 시공을 넘나들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을 미스터리 공간 DJC로 안내한다. 영화 속에서 이병헌은 1인 3역을 맡았다. 100년 이라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대한제국의 왕족 이설과 미스터리한 인물 W, W의 악한 모습을 그린 또다른 W 등이다.
이병헌과 첫 연기 호흡을 맞춘 한채영은 'J' 역을 맡아 아름답지만 슬픈 사연을 지닌 여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미스터리한 공간 DJC를 통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켜야 하는 운명을 가진 W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거대한 수조 속에 갇히게 되는 인물이다.
영화 전반에는 '윈저'의 마크가 도처에 깔려 있고 많은 신에서 출연 배우들은 이 브랜드의 술을 마신다. 일반 영화와는 태생적으로 다른, 엄밀히 말해 광고용 영화에 가깝지만 나름대로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이 보장된 배우들의 열연으로 작품성과 광고성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다. 브랜드 홍보를 위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영화 팬들의 기대에도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드라마 '다모'와 '패션 70s',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의 첫 영화 도전이기도 하다. 이병헌과 한채영을 비롯 전노민과 김태우, 조재현 등이 출연한다. 오는 3일부터 홈페이지(www.the-djc.com)에서 무료 상영된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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