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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란 헛되고 부질없는 것

입력 : 2010-03-01 21:41:38 수정 : 2010-03-01 21: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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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성(Castle)’ 전 라인테이프로 작업하는 설치작가 박은선의 작품은 전시가 열리는 시기가 아니면 보기가 쉽지 않다. 라인테이프를 전시장 흰 벽에 붙이는 벽면 설치작업 특성상 그의 작품은 전시가 끝난 뒤 라인테이프를 떼어내면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16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룩스에서 열리는 그의 ‘성(Castle)’ 전에도 역시 전시가 끝나면 사진으로밖에 만날 수 없는 작품이 전시 중이다.

텅빈 평면에서 시작해 다시 원래의 텅빈 평면으로 되돌아가는 그의 작업은 그 자체로 인간사 덧없음과 허망함을 이야기한다. 작업 소재가 성(城)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한때 이탈리아에서 공부한 작가는 과거 권력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폐허로 변해 흔적만 남은 거대한 성채들을 보면서 욕망의 헛됨을 떠올렸다.

라인테이프를 이용해 가로 10m 길이인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성 작업은 영상으로도 만들어졌다. 빈 스크린 속에 검은 선으로 이뤄진 거대한 성이 나타났다가 조각조각 흩어지기 시작해 결국엔 다시 빈 스크린만이 남게 되는 영상작업은 욕망이 얼마나 헛되고 부질없는지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1년 전부터 성을 소재로 한 작업을 했어요. 성은 현대인의 욕망을 표현하는 동시에 제 작업의 건축적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해요.”

라인테이프 작업 외에 평면 회화와 실크스크린 작업 등도 선보인다. (02)720-8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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