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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탈북여성 인권침해 실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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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도 못 가 쓰레기통에 볼일”
제3국 체류 중 인신매매·성폭력 시달려
한국서도 부당노동행위·사기 피해 많아
탈북 여성들이 북한을 벗어나 정착하는 과정에서 온갖 인권침해로 고통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탈북 후 중국이나 제3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인신매매와 성폭력 등에 시달리는 일이 많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탈북 여성 26명과 하나원에서 생활하는 여성 입소자 248명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한 뒤 보고서로 만들어 22일 발표했다.

◆국경 넘어서도 인권침해 ‘산 넘어 산’=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 여성들은 1990년대 경제난 이후 국가의 모성보호 조치가 열악해지면서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에 내몰리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착취와 폭력을 겪고 있다. 경제난 이후 활발해진 여성의 생계활동이 여성 역할이나 위상을 신장시키기보다 국가와 남성들이 이에 기생하고 착취하면서 여성 인권을 유린하는 구조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하나원 여성 입소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탈북 여성의 42.2%(100명)가 북한 가족 내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혼자 책임졌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탈북을 감행한 여성들은 중국에 머무는 동안 더욱 심각한 폭력과 인권침해에 노출되고 있었다. 상당수 탈북 여성은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중국에 친척이 없으면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반강제 소개를 통해 중국 남성과 결혼 형태로 생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중국에서 공안의 추격과 불법체류자 지위를 악용하는 브로커 등을 피해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경계하며 긴장의 생활을 해야 했으며 현지인이 꺼리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임금은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175명)의 30%만이 임금을 정상적으로 받았다고 응답했다.

중국에 머물던 탈북 여성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 태국, 몽골 등 제3국을 경유하는 경우 수용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에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수용소에서 이유없는 폭력에 시달리거나 화장실 이용조차 통제당하는 등 최소한의 기본권이 박탈당한 채 생활했다. 한 탈북 여성은 “밤 10시면 문을 잠가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쓰레기통에 볼 일을 보고 아침에 몰래 치웠다”며 “배설물을 버리다가 걸리면 맞는 일도 허다했다”고 증언했다.

◆한국도 ‘인권 안전지대’ 아니다=어렵게 한국에 입국한 후에도 조사과정에서 낙인과 상처, 트라우마 치료와 지원의 부재, 차별을 재생산하는 ‘적응 교육’, 길들이기식 정부 지원 제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탈북 여성은 국정원 조사과정에서 수사담당자들로부터 ‘잠재적 성매매 여성’이라는 선입견에 시달리는 일이 있고 사회 물정을 몰라 부당노동행위나 사기 피해를 보는 일도 많다.

인권위는 “탈북 여성이 생존을 위해 북한을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국제적 난민’임을 인정받도록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며 “최소한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라도 막도록 국제사회가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탈북자라는 ‘커밍아웃’을 전제로 하는 취업 장려금 제도를 비롯해 탈북 여성에게 심리적·정신적 압박을 주는 지원 제도를 개선하고 탈북 여성이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겪었을 상처를 치유해 주는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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