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은 그동안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 같은 국민적 관심 경기의 경우 각자 선호하는 캐스터나 해설자의 중계방송을 골라 봤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제갈성렬(40) 해설위원의 ‘비명 해설’은 구설에 올랐다. 17일 이상화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당시 제갈 해설위원은 출발 총성과 함께 ‘좋아요’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해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아악∼’ 하는 비명과 ‘브라보’라는 탄성을 연발했다. ‘시원하고 딱딱하지 않아 좋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지만, ‘고함’만 있고 해설의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물론 단독중계가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채널 간 중복편성을 막았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이전 국제대회 중계 당시에는 방송 3사 모두 한국 선수가 나오는 인기종목만 집중 편성해 시청자들은 어느 채널을 돌려도 같은 화면을 봐야 했다.
서울YMCA 관계자는 “이번 단독중계 논란을 계기로 보편적 시청권과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3사가 전파자원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해룡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계권 논란은 한 방송사에 독점권을 주는 세계적인 추세와 ‘독점하지 말자’는 우리나라의 정서가 충돌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법으로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고 있는 만큼 3사가 순차적으로 중계권을 갖거나, 종목이나 시간대 조정 등을 협의해 시청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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