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그리도 애달프다고 뭐 그리도 안달복달 그래도 종착역(인생 편)/ 생각하지 않는다고 다짐하지만, 그 다짐이 너를 생각하고는―(사랑 편)/ 시원한 바람은 막다른 골목에도 불어온다는 것을―(청춘 편)’.
여기에 실린 대표적인 하이쿠 작가들은 나쯔메 쇼우세키, 사토우 고우카, 고바야시 잇샤, 마쯔오 하시요우, 단 다카이 등이다. 전체 5장(인생/사랑/청춘/미소/생각)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간결한 글자만으로 누구나 한번쯤은 느꼈을 혹은 느꼈지만 표현할 수 없었던 그 찰나의 느낌과 숨결까지 전달한다.

누구의 청춘인들, 누구의 인생인들 쉬우랴. 그 어려움에 대해, 부정과 슬픔만은 아니게 이어지는 ‘청춘, 거리에서 세상의 답을 묻다’에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녹록치 않은 사회생활, 이상과 점점 멀어져가는 꿈, 사랑과 이별, 불안한 미래 등으로 자꾸만 움츠러드는 이들에게 휴식과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하이쿠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어렵지 않은 말로 우리 삶을 말하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의 호화찬란한 거대담론 따윈 이 글에 없다. 하지만 이 글에는 일상 속에서 삶의 진리를 찾아내는 눈이 있고, 우리 삶을 지탱하는 지혜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따뜻한 가슴이 있다. ‘청춘, 거리에서 세상의 답을 묻다’엔 젊은 날의 삶을 희망이란 말로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이 녹아 있다.
저자 수리(樹里)는 (주)Juli&Juli 대표로 있으면서 도쿄에서 출판, 드라마, 엔터테인먼트 에이전시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국내 번역 출판물로는 ‘악의 고백’이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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