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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하이쿠'

입력 : 2010-02-04 13:00:14 수정 : 2010-02-04 13: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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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거리에서 세상의 답을 묻다/수리 지음/도서출판 무한/1만2000원
 ‘청춘, 거리에서 세상의 답을 묻다’에 소개된 글들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라고 불리는 ‘하이쿠’이다. 당시 작가들은 글의 극적인 감동을 끌어내는데 ‘한 줄도 너무 길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일본 고유의 단시로 하이쿠가 문학의 한 장르로 완성된 것은 300여년 전이다. 그동안 하이쿠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수많은 학자와 작가들을 매료시켰다.

 ‘뭐 그리도 애달프다고 뭐 그리도 안달복달 그래도 종착역(인생 편)/ 생각하지 않는다고 다짐하지만, 그 다짐이 너를 생각하고는―(사랑 편)/ 시원한 바람은 막다른 골목에도 불어온다는 것을―(청춘 편)’.

 여기에 실린 대표적인 하이쿠 작가들은 나쯔메 쇼우세키, 사토우 고우카, 고바야시 잇샤, 마쯔오 하시요우, 단 다카이 등이다. 전체 5장(인생/사랑/청춘/미소/생각)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간결한 글자만으로 누구나 한번쯤은 느꼈을 혹은 느꼈지만 표현할 수 없었던 그 찰나의 느낌과 숨결까지 전달한다.

 ‘시를 요약한 시’라고 하면 표현이 될까? 그럼에도 짧지 않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꽉 찬 느낌이 드는 이유는 글의 간결함과 강렬함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엔 감동과 공감을 끌어내는데 많은 글자가 필요가 없으며, 수식어가 많은 화려한 글들이 오히려 사치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누구의 청춘인들, 누구의 인생인들 쉬우랴. 그 어려움에 대해, 부정과 슬픔만은 아니게 이어지는 ‘청춘, 거리에서 세상의 답을 묻다’에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녹록치 않은 사회생활, 이상과 점점 멀어져가는 꿈, 사랑과 이별, 불안한 미래 등으로 자꾸만 움츠러드는 이들에게 휴식과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하이쿠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어렵지 않은 말로 우리 삶을 말하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의 호화찬란한 거대담론 따윈 이 글에 없다. 하지만 이 글에는 일상 속에서 삶의 진리를 찾아내는 눈이 있고, 우리 삶을 지탱하는 지혜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따뜻한 가슴이 있다. ‘청춘, 거리에서 세상의 답을 묻다’엔 젊은 날의 삶을 희망이란 말로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이 녹아 있다.

 저자 수리(樹里)는 (주)Juli&Juli 대표로 있으면서 도쿄에서 출판, 드라마, 엔터테인먼트 에이전시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국내 번역 출판물로는 ‘악의 고백’이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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