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 국내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의 2차 발사를 앞둔 한국항공연구원 조광래 발사체연구본부장의 표정은 비장했다. 조 본부장은 “나로호 1차 발사는 페어링 미분리에 따라 분명한 실패”라면서 “200명이 넘는 연구원이 지난해 9월 이후 주말도 반납하고 발사 준비를 하고 있어 돌발변수가 없는 한 2차 발사는 오는 6월 이전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발사에 실패했으니까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연구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그는 1차 발사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실패’라고 선은 그었다.
조 본부장은 “연구원들이 7년 넘게 고생한 것도 알고 있고, 발사체는 성공적으로 쏘아올려졌으니 절반은 성공한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었지만, 위성의 궤도 진입을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라고 규정해야 한다”며 “잘못된 것을 인정하고 보완해야 한 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나로호 발사 실패를 놓고 그동안 조사위원회가 11차례 열렸고, 기술적 문제에 대한 TF가 20여차례 소집돼 현재 최종 실패 원인에 대한 보고서 작성이 마무리되고 있다.
나로2호에 대한 언급에서는 조 본부장의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러시아 1단 로켓을 사용해 기술자립 논란까지 불러왔던 때와는 달리, 나로2호는 100% 국내 기술로 개발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검증 과정에서 페어링 부분을 제외하고 우리 기술로 개발한 나로호 상단 엔진의 성능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그는 “나로2호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75t급 1단 추진로켓을 장착하기 위해 2002년 개발을 시작해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며 “국내 우주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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