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정부 비판 학생 '사찰'?…개인정보 유출 논란도

 숙명여대가 학교에 비판적이거나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와 관련해 정부에 비판적인 견해를 밝힌 학생들의 글과 신상정보를 모아 별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나 학내 사찰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숙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학생이 이사 중인 대학 사무실 앞을 지나던 중 1999년과 2002년, 2003년, 2008년 등 시기에 재학생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교내 신문, 익명 게시판 등에 쓴 글을 모은 문건을 발견했다.

 학생문화복지팀 이름으로 작성된 이 문서는 대부분 학생들이 촛불집회 등과 관련해 정부를 규탄하거나 학내 정책을 비판한 내용, 박미석 교수의 복직에 대한 비판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문건에는 학생 10여명의 사진과 이름, 주민등록번호, 보호자 정보 등이 담긴 학적부가 함께 스크랩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불이 붙었다.

 총학생회는 22일 학내 게시판에 문건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학생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침해되고 소중한 신상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크다”면서 대학의 공식사과와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숙대 측은 학생문화복지팀이 이 문건을 만든 것은 맞지만, 예전 이경숙 총장 재임 시절 작성된 자료라 제작 경위를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현숙 학생처장은 학교 웹사이트에 글을 올려 “과거에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일이라도 재발 방지 조처에 최선을 다하겠다. 세부 계획이 나오는 대로 공지하겠다”면서도 “총학이 이 사안을 학내 게시판에 공개한 것은 유감이다. 입수한 문서를 학교의 요청에도 반환하지 않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 아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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