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전적도 2전2승으로 우세… 맥빠진 경기 될듯 남아공 월드컵을 대비해 해외 전지훈련 중인 한국대표팀과 스페인 말라가에서 평가전을 갖는 핀란드 축구대표팀도 해외파 주축 선수들이 대거 제외돼 다소 맥빠진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출신 스튜어트 벡스터 핀란드 대표팀 감독은 오는 18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각) 한국과의 평가전에 나설 17명의 선수를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핀란드 대표팀에는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장)에 가입한 야리 리트마넨(39·FC라티·129경기31골)과 요나단 요한손(35·무소속·100경기 22골) 등 ‘백전노장’이 뽑혔다. 엔트리 17명 가운데 A매치 출전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가 무려 8명이나 된다. A매치를 10경기 이상 뛴 선수는 4명 뿐이다.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 활약한 ‘빅리그’ 소속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빠졌다. 핀란드는 유럽 예선 4조에서 5승3무2패로 조3위로 탈락했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골키퍼 유시 야스켈라이넨(볼턴) 외에도 수비수 사미 히피아(바이엘 레버쿠젠), 토니 칼리오(풀럼), 미드필더 티무 타이니오(버밍엄 시티), 공격수 미카엘 포르셀(하노버) 등은 소속 팀 경기 일정 때문에 이번 평가전에 나서지 못한다. 이에 따라 벡스터 감독은 핀란드를 비롯해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이들 나라에서는 날씨가 춥고 눈이 많아 3∼11월 사이에 리그를 치른다.
한국은 지금까지 핀란드와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이겼다. 2002년 3월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스페인 라망가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황선홍(부산 감독)의 연속 골로 2-0으로 승리했고, 2006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 때는 박주영(AS모나코)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한편 잠비아와의 새해 첫 평가전에서 2-4로 참패한 허정무 감독은 이날 자정 남아공 프로팀 플래티넘 스타스와의 평가전에서 스리백을 주축으로 3-5-2 전형을 실험했다. 허 감독이 스리백 전술을 구사하기는 2008년 6월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5차전 이후 1년7개월여 만이다. 이날 경기에는 잠비아전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이 대거 기용됐다.
허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첫 경기였던 2008년 1월 칠레전과 같은 해 동아시아연맹대회 중국전에서도 조용형을 주축으로 한 스리백 카드를 선보였다. 허 감독의 스리백 전술은 아프리카 팀에 대비한 다양한 실험을 해보는 한편 풀백 자원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풀백이 어떤 오버래핑과 측면 수비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포백 전술의 성패가 달렸지만 가용한 풀백 요원이 없는 상태에선 스리백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이다.
허 감독은 그동안 포백-스리백 논쟁이 있을 때마다 “포백과 스리백은 전술적인 선택일 뿐 축구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는 아니다”라며 상대에 따른 수비 전술의 선택임을 강조해 왔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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