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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하는 베이비붐 세대] 생산인구 감소·내수 위축… 성장동력 약화 ‘경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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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 ‘충격파’ 예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우리나라 사회·경제 전반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중대한 변수다.

통계청이 2009년 발표한 ‘향후 10년간 사회변화 요인분석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노동시장의 변화와 함께 주택수요 둔화, 내수소비 위축 등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통계청의 이 같은 분석에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세계일보가 실시한 전문가 대상 설문에서도 응답자 70명 중 69명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우리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한 젊은층 취업경쟁 완화 효과보다는 이들의 조기 퇴직에 따른 고용시장 불안 가능성에 주목했다. 응답자의 17%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답했지만 56%는 ‘숙련된 인력 부족’을 우려했다.

민간 연구기관의 보고서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5∼64세 생산가능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72∼73% 수준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은퇴가 시작되는 55∼64세의 인구를  제외하면 생산가능 인구비율은 57.8∼62.6%까지 떨어진다. 이화여대 홍기석 교수(경제학과)는 “해외 노동자 유입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성장률 제고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학력 여성 취업률이 낮은 만큼 여성과 노인층의 노동시장 참여 기회를 늘린다면 어느 정도 성장률 저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부동산 가격에도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는 가구주 은퇴 이전인 40대부터 부동산 비중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전에는 가격상승 압력이 높고, 베이비붐 세대 은퇴 이후에는 가격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학교 한국인적자원연구센터가 한국노동패널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5년 기준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가 주택을 제외한 부동산 자산은 1인당 2억1405만원이었다. 자가 주택 소유자는 66.2%였으며 주택의 평균 시가는 1억6985만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의 금융자산은 평균 2827만원에 불과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또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베이비붐 세대가 부동산 자산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 35∼45세 인구의 감소와 전후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1990년을 정점으로 주택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국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35∼54세 인구 감소가 시작되기 1년 전인 2006년부터 주택가격이 하락했다. 우리나라 역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주택을 구입하는 주 연령층인 35∼54세 인구가 2011년부터 감소할 전망이어서 주택 가격 하락 가능성을 안고 있다.

조세 부족으로 인한 정부의 재정 악화와 국민연금 고갈도 우려된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향후 9년간 712만여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다고 가정할 경우 동일기간 경제활동이 가능한 15세 이상의 인구는 165만여명이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세수는 현재보다 7조7210억원 줄어들게 되고 이를 충당하려면 베이비붐 이후 세대의 조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고갈은 더 큰 문제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의 93%는 연금이 고갈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양사이버대 김신영 교수(고령복지학과)는 “인구가 줄고 경기 침체가 계속된다면 현재와 같은 국민연금 제도는 유지될 수 없다”며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금 제도의 수술을 둘러싸고 세대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금 고갈을 막는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수급 연령 상향(42%) ▲보험료 인상(31%) ▲연금 지급액 인하(20%)를 들었다. 일부는 공적 연금을 폐지하거나 새로운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노인복지도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2007년 말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60∼64세 41명, 65∼69세 55명, 70∼74세 71명, 75∼79세 91명, 80세 이상 117명으로 10년 전에 비해서 2배 이상 늘어났다. 통계청의 2006년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41%)이었으며, 질환·장애(26%), 외로움(18%)이 그 뒤를 이었다.

본지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주수입원으로 ▲국민연금·생활보호 등 공적지원(28%) ▲예금·보험 등 사적 금융(22%) ▲자녀·친지의 생활비 지원(14%) ▲새로운 직장(12%) ▲퇴직금(12%) ▲부동산 소득(12%)을 꼽았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은 국민연금의 혜택조차 받지 못한 채 불안정한 노후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46∼54세의 인구는 모두 738만2049명이며 이 중 국민연금가입자는 351만9107명으로 국민연금 가입률(납부예외자 제외)이 47.7%라고 밝혔다. 구조조정에 따른 조기퇴직과 자영업 전환에 따른 불안정한 소득 등이 연금 미가입 이유로 지목됐다.

특별기획취재팀=염호상 팀장, 안용성·엄형준·조민중 기자 tam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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