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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진기자의 冊갈피] 아홉 걸음 다가가고 한 걸음 기다려라

입력 : 2009-12-11 21:23:47 수정 : 2009-12-11 21: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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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날지 못해도 살 수 있지만 다리가 부러진 독수리는 살 수 없습니다. 언뜻 보면 걷는 것보다는 나는 것이 더 훌륭하고 멋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생존에 더 중요한 능력은 걷는 능력입니다. 무슨 일이나 기본이 중요한 이유입니다.”(‘날지 못하는 새는 살 수 있어도 걷지 못하는 새는 살 수 없다’ 중에서)

“사람을 만날 때는 아홉 걸음만 다가가고 한 걸음은 상대방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홉 걸음은 헌신을 나타냅니다. 상대를 향한 확고한 마음과 주저 없는 행동을 뜻합니다. 한 걸음은 존경을 나타냅니다. 상대가 더 나은 존재임을 인정하고 상대의 주체성을 털끝만큼도 훼손하지 않겠다는 몸가짐입니다. 그의 한 걸음은 언제나 나의 아홉 걸음보다 더 소중합니다.”(‘아홉 걸음 다가가고 한 걸음 기다려라’ 중에서)

이런 잔잔하면서도 뜻 깊은 지혜를 제공하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의 카피라이터라고 하면 무릎을 칠 것이다. 바로 그 사람이다. 카피라이터 송치복씨가 성공과 사랑, 그리고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자신만의 비밀을 공개했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는 사람 수만큼이나 각기 다른 갈증이 있다고 단정하는 송씨는 ‘성공의 축지법’(부키)에서 그러한 갈증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행을 안내한다.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들어가 철학을 공부한 후 제일기획, tbwa, 웰콤, 코래드, 청와대, 디자인하우스 등에서 일한 그의 광고는 뭇 광고와는 다른 태도와 앵글을 보여준다. 그는 본질에 집중한다. 상품의 본질, 소비자의 본질, 상황의 본질 등이 그가 광고를 만들 때 물고 늘어지는 지점이고, 그가 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그는 모든 일의 해결 방안이 본질 안에 있다고 믿는다.

그럼 본질의 정체는 뭘까.

“자갈과 모래, 그리고 시멘트에 공통적인 전체 본질의 맥은 단단함과 공간 채우기입니다. 그러나 그 부분 본질의 맥은 각기 다릅니다. 즉 자갈은 큰 공간, 모래는 작은 공간, 시멘트 즉 돌가루는 미세한 공간이 부분 본질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냉장고를 사용하는 부분 본질의 맥은 더운 여름에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더운 여름이 없는 에스키모인들에게는 냉장고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전체 본질의 맥으로 보면 사람들이 냉장고를 사용하는 본질은 맛있는 온도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상 4도의 맥주를 가장 맛있게 느끼듯이 알래스카 사람들도 영상 4도의 맥주를 가장 맛있게 느낄 것입니다. 당연히 냉장고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부분 본질의 맥만이 아니라 전체 본질의 맥을 종합적으로 생각한다면 에스키모 인에게 냉장고를 팔 수 있는 아이디어는 쉽게 도출될 것입니다.”

전체 본질의 의미를 이해했다면 당신은 이미 저자가 제시한 ‘성공의 축지법’을 모두 익힌 것이다. 하산해도 좋다. 하지만, 보너스 하나 더.

“‘멈추면 쓰러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공하는 사람입니다. ‘움직이면 다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패하는 사람입니다. ‘타면서 배운다.’ 성공하는 사람입니다. ‘배워서 탄다.’ 실패하는 사람입니다.”(‘성공은 마인드게임이다’ 중에서)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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