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5개 기후변화연구소들의 제휴기구인 남극 조사과학위원회(SCAR)는 1일 ‘남극 기후변화와 기후’ 보고서에서 현재의 지구온난화 추세가 계속되면 2100년 해수면 수위가 1.4m나 상승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는 국제기후변화패널(IPCC)이 2007년 제시했던 금세기 말 해수면 상승치 59㎝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지구온도가 섭씨 4도 오를 것을 전제로 추산된 수치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인도의 콜카타나 방글라데시의 다카 등 해안도시들은 초토화되고 런던이나 뉴욕, 보스턴, 상하이, 알렉산드리아, 베네치아 등도 홍수예방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SCAR는 지적했다.
세계인구의 10%는 토지상실로 강제이주에 나서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해수면 1m 상승 때 중국 동부,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 1억명의 이주인구가 발생하게 된다. 유럽에서도 이주인구가 1400만명에 이르고 아프리카와 남미 역시 800만명씩에 달한다.
지구온도 상승 평균치가 다음주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거론되는 섭씨 2도 이내로 제한되더라도 해수면 수위는 당초 예상보다 2배나 되는 50㎝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SCAR 과학자들은 IPCC가 남극과 그린란드 얼음층이 얼마만큼 녹아 해수면 수위를 높일지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독일 기후변화 포츠담연구소의 스테판 람스톨프는 “해수면 상승이 일단 시작되면 멈추기는 불가능하다”며 “해수면 수위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은 “전 세계가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지구온난화를 통제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세계지도자들이 금세기 말까지 지구온도 상승제한 폭을 섭씨 1.5도 미만으로 더욱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춘렬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