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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의 신(身)의 대화] 건강한 허벅지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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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1-29 21:58:17 수정 : 2009-11-29 21: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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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당분 저장하는 근육이 가장 많은 곳
튼튼한 허벅지는 비만 막고 관절염을 예방
다음달 7일은 절기상 일 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눈이 많이 내리지 않지만, 눈이 소복이 쌓인 길을 보면 ‘눈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내가 내딛는 발자국이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리니’라는 서산 대사의 시구가 떠오를 때가 있다.

이 시는 백범 김구 선생의 좌우명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김구 선생은 이 시구처럼 눈 내린 험한 벌판과 같은 혼란한 때 ‘함부로 행동하지 말고 후손들을 위해 모범을 보일 것’을 몸소 실천하기도 했다.

이런 김구 선생은 효심도 깊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범일지에는 김구 선생이 병세로 위중한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내 살점은 불에 구워 드리고 피는 약으로 들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선생은 또 ‘아무래도 양이 적은 것 같아 처음보다 살점을 더 크게 떼어낼 생각으로 허벅지에 다시 칼을 댔다가 살을 베어 놓기만 하고 손톱만큼도 떼어내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모습도 술회하고 있다. 육체적인 고통 앞에서의 인간적인 면모도 느끼게 한다.

이런 비슷한 일화는 역사 속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의학적으로 보자면 살점과 피가 환자의 병세를 낫게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부모를 향한 그 효심만은 이미 하늘에 닿고도 남았을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효행의 미담에 아무개의 허벅지가 회자됐다면, 요즘의 허벅지는 온통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대상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최근 유행했던 ‘꿀벅지’라는 표현이다. 한동안 미디어를 달궜던 이 듣도 보도 못한 신조어는, 이 단어가 풍기는 이상야릇한 성적인 암시 때문에 성희롱, 여성비하 등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건강한 허벅지가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또 다른 미적 기준이 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의학적으로 대퇴라고 불리는 허벅지는 무릎 위의 넓적다리를 가리키는 말인데, 사실 우리가 건강한 삶을 사는 데 꽤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다.

허벅지는 우리 몸에서 근육량이 가장 많은 부위다. 근육은 인체의 당분을 저장하는 장소이기도 한데, 이 때문에 허벅지가 잘 발달되어 있을수록 일상생활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또 근육 자체가 크기에 에너지 소모량도 많아 몸 속에 남은 열량을 태워 복부나 다른 부위에 살이 찌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잘 발달한 허벅지 근육은 무릎관절을 잘 지지해 줘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좋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튼튼한 허벅지를 가꾸는 것은 건강한 삶의 첫걸음이다. 주말에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 속 ‘꿀벅지’를 탐내기보다는 산에 올라 허벅지를 튼실하게 가꿔 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건강한 허벅지를 만드는 생활 속 비법이다.

연세SK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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