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마다 대화하는 스타일이 참 다르다. 어떤 이는 대화를 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는 이가 있는가하면, 어떤 이와 대화를 하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다운되고 에너지를 뺏기는 느낌을 받는다. 전자는 늘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지만 후자는 두 번 다시 만남을 지속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대화에는 스타일이 있다. 사람마다 개성이 있고 특성이 있듯이 대화에도 스타일이 있다. 특히 필자가 겪어 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유난히 표정이 어둡고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은 가까이 하기에 뭔가 유쾌하지 않다. 실제로 그런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의 성격 역시 내성적이거나 부정적이어서 굉장히 좁은 식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였다. 그릇 자체가 작은 사람인 것이다.
생각하는 것 자체가 좁으니 인간 관계 역시 매끄러울 리 없는 사람인 것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대화를 하더라도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자기 중심적 관점을 가지고 늘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대답을 한다. 하지만 유쾌한 사람들은 상대의 발언을 존중해주면서 성의있게 대답을 하며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한다. “오늘 당신과 함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당신 이야기 참 고마워요”, “네, 좋은 생각이네요”와 같은 긍정적인 코멘트로 클로징을 해주는 것도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다. 남녀 간의 대화에서도 마찬 가지다.
남자는 결론 지향적 대화를 하고 여자는 관계 지향적 대화를 하기 때문에 두 사람 간의 대화의 골은 깊어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화에서는 그 사람의 성격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성격이란 무엇일까? 모 대학에서 실시한 통계 조사에 의하면, 여성의 경우 매력적인 이성의 성격 중 가장 크게 생각하는 부분은 배려심과 자상함, 성실함이다. 필자의 경우도 남성을 보는 가장 큰 척도를 ‘큰 그릇을 가진 마음이 큰 사람’ 동시에 ‘믿음을 주는 성실한 사람’ 이다.
친절한 배려를 가지고 상대방을 인정하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것을 챙겨주고 싶다. 이런 이들은 남들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인 것이다. 나보다 남을 인정하고 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을 인정하고 내 페이스대로 움직이기 위해 유용한 팁을 하나 일러주려 한다. 바로 내가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바를 말해두는 방법이다. 이른바 심리학자들은 이를 ‘레테르 효과’라 부른다.
일단 특성화시키면 상대도 거기에 따른 행동을 하게 마련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는 라벨에서 나온 말인데, 상품명 및 상품에 관한 여러 사항을 표시한 종이나 헝겊 조각을 말한다. 즉, 레테르(letter)라고도 한다. 모두 잘 알겠지만, 상품 용기나 포장물 등에 붙일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벨 표시의 중심은 상품명과 상표인데, 상품에 관해 올바르게 알 권리를 주장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내용 ·품질 ·성분 ·원자재 ·규격 ·용량 ·제조연월일 ·제조 및 판매원 ·사용방법 등이 기재되는 것이다. 즉 그 사람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방법인 것이다. “당신은 정말 친절하신것 같아요”라는 말을 듣는 상대는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기 위해 더 친절한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는 교육학에서도 많이 쓰이는 방법으로,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들이 비난만 듣고 자란 아이들 보다 성격도 밝고, 더 많은 것을 이루어 낼 가능성이 큰 것이다. 히틀러에게 영국 상륙을 단념시킨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명 수상 윈스턴 처칠은 레테르 효과를 잘 활용한 명인이었다. “무언가 장점을 지니게 하고 싶다면, 그 장점을 등에 업도록 한다”라는 말 그대로, 일을 서두르는 사람에게는 “자네는 아주 결단이 빠를 것 같군 그래.”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에게는 “자네는 보기에도 치밀하게 일을 처리할 것 같아”와 같이 라벨을 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처칠은 “지도력 있고 사람을 움직이는 명인” “자기 생각대로 부하를 움직일 수 있는 명인”이라는 평가를 쟁취한 것이다.
레테르 효과를 잘 활용하면 내 생각대로 상대의 행동이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칭찬의 효과를 100%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일단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를 부여해두면,상대도 거기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말의 견인력이란 생각보다 크다.
이서영 (아나운서) 미니홈피 www.cyworld.com/leemisun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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