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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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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1-06 14:42:13 수정 : 2009-11-06 14: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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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각박해질수록 남성 중심의 로맨스는 급격히 현실감을 잃어버린다. 여성들을 ‘구원’할 만한 왕자님의 조건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사이에 여성들은 사랑을 통한 구원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사회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고학력, 고신장, 고연봉에 외모까지 출중한 여성을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연애에 있어서도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행사한다. 그 결과 미숙하지만 푸릇푸릇한 매력을 갖춘 어린 남성들이 미모와 능력을 두루 갖춘 여성들에게 ‘귀여움’을 받은 스타일의 연애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일본의 꽃미남들

연예계 전 분야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지향하는 양질의 미소년들을 대거 보유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종종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스캔들이 나곤 한다. 왕년의 아이돌 코이즈미 쿄코(44)는 스무 살 연하의 꽃미남 아이돌 카메나시 카즈야(23)와 열애설이 났었고, <너는 펫>이라는 드라마로 유명한 여배우 고유키(33)는 실제로 9살 연하의 꽃미남 마츠야마 켄이치(24)와 열애설이 난 바 있다.

이러한 스캔들이 현실에서 발생하기 전부터 일본에서는 차근차근 파격적인 나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을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등장시켜 왔다. 이러한 장르의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연하남을 연기하는 남자배우이지만 여배우 역시 아무나 연기할 순 없다.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납득할 만큼 매력이 있어야 하며 동시에 주 시청자인 여성들의 미움을 사지 않을만한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상연하 커플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대부분 화려한 출연진으로 눈길을 끌곤 한다.

연하 미소년의 시작, 마츠모토 준

만화 주인공보다 더욱 만화적인, 그야말로 만화 속에서 툭 튀어나온 이미지를 가진 마츠모토 준은 동시대, 동년배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고 있다. 그는 여성들이 로망하는 역할을 두루 섭렵해왔을 뿐 아니라,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을 자신의 매력으로 승화시켜 한 단계 발전시켜왔다.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막내였던 그는 <너는 펫>이라는 드라마에서 ‘모모’ 캐릭터를 연기하며 순식간에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츠모토 준이 연기한 <너는 펫>의 ‘모모’는 연상의 능력 있는 여성과 연애를 원하는 연하남이 갖춰야 할 모든 미덕을 보여주는, 연하남 캐릭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발랄하고 섬세한 성격에 강아지처럼 복슬복슬한 헤어스타일에 깜찍한 외모와 필살 애교를 두루 갖춘 모모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마츠모토 준은 듬직하고 남성스러운 모습 대신 대놓고 유치하지만 녹아 내릴 만큼 사랑스러운 모습을 연하남의 강렬한 신 무기로 등장시켰다.

<아네고>에서 <독신>까지, 사내 커플의 모든 것

마츠모토 준은 ‘펫’ 캐릭터라는 설정상, 커리어 우먼인 주인님의 퇴근 후와 휴일을 함께했지만, 사랑스러운 연하남을 연기한 다음 주자는 훨씬 현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등장했다. 마츠모토 준과 같은 사무실인 쟈니즈 소속의 아카니시 진은 <아네고>에서 어리버리한 신입사원으로 등장, 11년 연상의 노처녀 상사와 커플을 연기하며 캇툰으로 데뷔하기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누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다.

한 직장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한 우수한 커리어 우먼 노다 나오코는 갓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연하의 꽃미남 후배 쿠로사와를 지도하게 된다. 이는 많은 직장 여성들이 매년 공채가 끝날 때마다 한번쯤 꿈꿔왔던 설정이다. 게다가 다소 미묘하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한 세대 차이를 솔직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신입 사원과 베테랑 직원 사이에서 ‘실제 있을 법한’ 각종 에피소드들은 누님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게다가 당시 아카니시 진은 어리버리하고 무방비한 미소 속에 섹시함을 마구 발산하는 절정의 미모를 과시했다.

같은 그룹의 카메나시 카즈야 역시 드라마 <사프리>에서 직장 내 연상 여인과 커플을 연기하며 연하남의 매력을 보여주는 드라마에 출연, 연하남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연상연하 커플이 등장하는 또 다른 드라마 <사프리>에서 카메나시 카즈야가 연기한 ‘이시다 유야’는 파트타이머 일하는 23살의 젊은 남자로 이토 미사키가 연기한 28살의 크리에이터 미나미와 나이 차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사회적 신분 차이가 까마득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조차 아직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취업에 있어서 역시 여러 모로 평범 이하의 불리한 조건을 갖춘 이시다는 <아네고>의 쿠로사와보다 훨씬 현실적인 캐릭터이다. 그 대신 비주얼적인 부분에서만큼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딱딱한 정장 대신 멋스러운 캐주얼에 자유로운 헤어스타일로 개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바닷가에서 서핑을 하는 모습이 ‘볼거리’로 나오기도 한다. 

<사프리>에는 조연으로 또 다른 연상연하 커플이 등장하는데 에이타가 그 주인공이다. 이시다와 달리 꽃미남 엘리트 사원으로 등장하는 에이타는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연상의 여인과 오랜 연인 사이지만 그녀는 유부녀이므로 비밀리에 관계를 유지한다. 이 또한 직장 생활을 하는 유부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방영 중인 <독신>에서는 사립 학교를 무대로 우수한 골드미스 선생님과 임시로 근무하게 된 젊은 남자 교사가 주인공이다. 학생보다 더 어려 보이는 얼굴을 한 귀여운 임시 교사를 연기하는 배우는 강아지 같은 눈망울을 가진 코이케 텟페이이다. 코이케 텟페이가 연기하는 신이치는 이제까지 연하남 캐릭터 모습을 모두 모은 것 같은 인물이다. 

그는 <너는 펫>의 모모처럼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가진 여자 주인공의 집에 얹혀 살며, <아네고>의 쿠로사와처럼 직장에서 기가 센 여자들 사이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청일점 역할을 하며, <사프리>의 이시다처럼 미래에 대해 구체적 계획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그가 자꾸 신경 쓰이고, 보살펴 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출처: 네이버 영화 정보>

아직까지 드라마에서는 연상연하 커플의 로맨스를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연하남 캐릭터는 점점 더 현실성을 더해가고 있다. 실제로도 20살 이상 연상인 데미 무어와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은 할리우드의 꽃미남 배우 애쉬튼 커처는 영화 <S러버>에서 젊음과 미모, 몸매를 무기로 돈 많은 여성들에게 기생하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하기도 했다. 

실제로나 작품에서나 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화사하고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따라서 아직 인지도와 연기력이 부족하지만, 빼어난 외모를 지닌 신인 남자배우(특히 아이돌 출신이라면 더욱) 연하남 캐릭터는 여러 모로 유리할 수 있다. 일단 ‘연하남’이라는 역할 자체가 많은 여성들로부터 호감을 살 뿐 아니라 미흡한 연기력을 매력으로 대체하기에도 가장 적절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여성 팬 확보를 지향해야 하는 남자 배우들이나, 연기자 겸업을 시도하는 아이돌들은 이미 시장가치를 인정받은 외모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애나 결혼보다는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혼자 사는 여성들이 급속도로 늘어가는 요즘, 연하남은 21세기의 트로피 와이프(성공한 중장년 남성들이 수 차례의 결혼 끝에 얻은 젊고 아름다운 전업주부를 일컫는 말)처럼 보인다. 어쩌면 조만간 국내에서도 연기를 시작한 남자 아이돌과 신인 남자배우들의 등용문 혹은 연기변신의 기폭제로 ‘연하남’ 캐릭터가 자리매김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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