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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문집 최치원 ‘계원필경집’ 완역

입력 : 2009-10-27 23:14:51 수정 : 2009-10-27 23: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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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
31일엔 ‘국제인 최치원…’ 국제 학술 대회
◇한국고전번역원이 최근 발간한 역주본 ‘계원필경집’ 제1권과 ‘고운집’
한국 최초의 문집인 고운(孤雲) 최치원(857∼?·그림)의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이 완역됐다.

한국고전번역원(원장 박석무)은 최근 ‘계원필경집’의 번역을 완료하고 전2권 예정의 역주본 중 제1권과 ‘사산비명’ 등 최치원이 귀국 후에 지은 저작을 후손들이 모아 간행한 고운집(孤雲集) 역주본을 함께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계원필경집’ 제2권은 예산 등의 문제로 내년 출간 예정이다.

‘계원필경집’의 계원(桂苑)은 문장가들이 모인 곳을 뜻하며, 필경(筆耕)은 군대 막사에서 거주하면서 문필로 먹고살았다는 의미다. 당나라에서 유학하던 최치원이 절도사 고변(高騈)의 종사관으로 활동하며 지은 시문 등이 담겨 있다. 최치원이 고대 동아시아 최고 문장가로 이름을 떨치게 된 계기가 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비롯해 885년 신라로 귀국한 직후 신라 헌강왕에 바친 시 50수와 문 320편이 포함됐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집인 데다 당나라와 신라 등 고대 동아시아에서 숨막히게 진행된 시대상을 담고 있고 신라말 최고 석학으로 손꼽히는 최치원의 저술인 까닭에 많은 이들이 번역에 매달렸지만 20권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과 다양한 전고(典故·전례와 고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의 인용, 사륙변려문(四六騈儷文)이라는 까다로운 문체로 인해 온전한 번역은 이뤄지지 않았다.

역주는 고전번역원 국역위원 이상현(60)씨가 맡았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 경제지 기자로 근무하다가 1980년 강제해직된 뒤 고전 연구와 번역에 매달려 왔다. 고전번역원 관계자는 “이번 최치원 문집 번역으로 그간 난해하게 여겨왔던 신라∼고려 문집 번역의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전번역원은 ‘계원필경집’ 1권과 ‘고운집’의 역주본 출간을 기념해 신라사학회와 공동으로 31일 서강대에서 최치원의 문학적 성취와 사상적 배경을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 ‘고운 최치원의 저술과 사유’를 주최한다.

‘최치원의 삶, 사상, 문학’을 소주제로 내건 제1부에서는 장일규(국민대), 김복순(동국대), 김영봉 교수(연세대)가 주제발표에 나선다. 또 2부에서는 최치원 최고 전문가로 통하는 당인핑 중국 난징사범대 교수와 하마다 고사쿠 일본 규슈대 교수, 권경열 고전번역원 연구원이 ‘최치원의 저술과 번역’이라는 소주제를 각각 발표한다.

1999년 최치원 연구로 난징대 박사학위를 받은 당인핑 교수는 2007년 중국역사문집총간 사업의 일환으로 ‘계원필경집교주’(중화서국, 전2권)를 발간한 바 있고 하마다 교수 역시 ‘신라사 연구’(2002) 등 일본 내 한국고대사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어 이기동 동국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발표자와 토론자 전원이 참석하는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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