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는 단어가 한동안 주목 받았던 적이 있는데, 유목민이라는 의미를 현대 첨단 기기들을 일컫는 디지털이라 말과 조합하여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자유로이 이동하며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노트북이 바이러스 때문인지 영 속을 썩이는 통에 디지털 노마드 족의 한 사람으로서 불편을 느끼던 중에 과연 21세기를 살아가는 과거 유목민들의 거주 환경은 어떻게 변했는가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카자흐스탄은 설명해드린 것처럼 넓은 초원지대를 바탕으로 한 대표적인 유목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카자흐스탄에는 내 집에 대한 소유욕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는데,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자기 집에 대한 열망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공산 주의 붕괴 이후 발생한 사유화의 열망 정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이 아니라 유목 민족들에게는 이동식 집인 유르따라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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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이동식 천막인 ‘유르따' |
과거 이 이동식 천막에는‘샨락’이라 불리는 천막의 골조를 잡아주는 중심 틀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는 물건이 있었는데, 이 샨락은 각각의 부족과 개개인의 신분과 위치를 나타냈고, 또한 개인이 이 샨락을 소유하는 것이 삶의 가장 큰 영예로 생각 할 만큼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샨락에 대한 소유욕이 오랜 기간의 공산주의를 거쳐 21세기에는 주택 소유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주택에 대한 집착은 우리나라 사람의 자기 집에 대한 열망에 뒤지지 않습니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도시와 시골의 거주 문화는 상당히 다릅니다. 아스타나의 경우는 신 행정 수도의 개념으로 10여년 가량 도시계획을 거쳐 이제는 상당부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신규 아파트 들이 많지만, 주변 근교를 가보면 아직까지도 과거 우리나라의 70~80년대 풍의 오두막 같은 집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아파트들은 수도나 전기 시설의 불안정 및 기술 부족으로 인해 저층을 선호하는데, 이유인 즉, 높은 층은 정전이 자주 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자주 멈춰 불편하고, 동시간에 여러 세대가 물을 사용하게 되면 물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저층을 선호하고, 고층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한 상황은 고유가로 인한 정부 경기 활성화에 따른 건설 경기붐을 통해 상당 부분 개선 되었지만, 아직 까지도 최고급 주거 단지로 분류되는 단지들도 중앙 난방이 되지 않거나, 앞서 언급한 문제들을 개선 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러한 인프라 시설이 갖추어 진것만 해도 이곳에서는 굉장히 좋은 거주 환경이라 말씀 드릴수 있습니다. 도심 중심지에 아직도 간혹 공용 수도 시설이 있고, 도시 근교의 집에는 수도와 전기 공급이 상당히 더딘 상황입니다. 난방을 위해 빼치카(나무를 사용하는 벽난로)를 사용하고, 공용 수도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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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시골 집 |
하지만, 이는 점차 개선 되어져 가고 있으며, 진행 속도는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도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당부분 신규 주택에 대한 공급 계획을 정부 단위에서 계획하여 진행 하고 있고, 또한 교육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아 대규모의 교육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노마드족은 좋은 업무 환경을 위해 언제고 자신의 디지털 장비를 바꾸고 업그레이드해 나갑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카자흐스탄 인들도 자신들의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당장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주춤 거리긴 하지만, 막대한 원유와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그 개발 속도에 점차 가속이 붙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과거 우리나라와 너무도 비슷하지만, 극복의 방법은 너무도 다른 카자흐스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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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건설사가 지은 아스타나 최고급 아파트 단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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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한 현지 아파트 영하 30~40도의 기후에도 따스함을 느낄수 있다. |
장한규 slava98163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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