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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운동' 주도 심상덕·최안나 원장 "의사면허 걸고 불법낙태 근절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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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면 열 나중에 아이 낳길 잘했다고 해"
"분만유도 산부인과 지원방안 모색 해야"
◇심상덕씨                        ◇최안나씨
“어렵게 설득해 낙태시술을 포기한 이들은 열이면 열 나중에 ‘아이를 낳길 잘했다’고 합니다.”(심상덕·49)

“불법 임신중절 시술을 고백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외면하고 그냥 묻어두자는 거죠.”(최안나·43·여)

23일 서울 서대문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만난 심상덕·최안나 원장은 “의사면허를 잃는 한이 있더라도 낙태 문제의 실상을 고발하고 근절시키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젊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주축인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 회원으로,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산부인과 의사들의 낙태근절 자정선언을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암묵적으로 이뤄지던 불법 낙태 관행을 스스로 공개사과하고 “나부터 처벌하라”고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다.

두 사람은 우리 사회의 ‘낙태 카르텔’이 한국을 낙태 천국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낙태를 원하는 이들은 어떻게든 ‘불편한 생명’을 지우고,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은 경제적인 문제로 이들을 받아주고, 정부는 출산시 부담으로 돌아올 재정 지출을 막는 데 눈이 멀어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병원 입장에서는 불법 낙태가 비급여라 상당한 수입이 된다”면서 “의사들이 정상적인 진료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 원장은 특히 “성폭행범과 살인범에 대해서는 여론이 공분하는데 연간 35만건으로 추정되는 낙태, 그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불법 낙태에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심 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법 낙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울면서 사정하는 분도 있고, 처지가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 들어주지 않는다고 그분들이 낙태를 포기할 것도 아니라고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의사 가운을 입고서 생명을 지운다는 심적 부담이 너무 컸다”고 고백했다.

최 원장도 “2001년 개업하고 6년 정도 낙태시술을 했다”면서 “의사 대부분이 처음엔 갈등하지만 한두 번 겪으면서 무감각해진다”고 소개했다. 최 원장은 이어 “의사들 대부분이 돈 때문이 아니라 ‘나 같아도 이 상황에선 그럴 수 있겠다’, ‘도와주는 것이니 괜찮다’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불법낙태 시술중단이 산부인과 수입에 당장 출혈이 되겠지만 출산율이 증가하면 궁극적으로 산부인과에도 도움이 된다고 확신했다.

심 원장은 “낙태 카르텔을 깨려면 미혼모 등에게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산부인과 병원에는 아이를 지웠을 때보다 낳게 했을 때 이익이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면 줄잡아 35만건 중에 최소 5만건에서 10만건이 출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글 나기천, 사진 송원영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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