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은 10일부터 12월초까지 상설전시관 1층에서 조선시대 각종 기록화와 문헌, 복식, 공예품 등을 통해 왕실과 사대부, 민간의 다양한 잔치 모습을 살펴보는 특별전 ‘잔치 풍경-조선시대 향연과 의례’를 개최한다. 잔치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래도록 기억할 만한 경사가 생겼을 때 손님을 청하여 정성껏 대접하던 우리 민족의 유교 문화. 정해진 의례에 맞춰 축하연을 진행하고 참석한 모든 이들이 흥겹게 음주가무를 즐겼다.
특별전은 왕실의 축하의례(제1부)와 향연(2부), 백성들의 잔치(3부), 사대부의 각종 기념 잔치(4부)로 구성됐다. ‘왕실의 축하의례’에서는 원자의 탄생이나 왕세자 입학, 책봉, 가례, 즉위와 같은 기념일이나 경삿날 열린 축하의례를 살펴본다. 정조의 화성 행차를 묘사한 총길이 46m의 ‘화성능행도’ 등 왕실의 주요 의례를 담은 의궤와 기록화는 물론 보인과 교명과 같은 상징물도 함께 전시된다. 2부에서는 의례와 더불어 열린 궁중 잔치를 소개한다. 1848년 궁중 잔치 기록화인 ‘무신년진찬도’와 ‘무신진찬의궤’ 그리고 잔치에 사용된 왕실 공예품을 함께 전시한다.
3부 ‘백성들의 잔치 한마당’에서는 조선시대 민간 잔치를 ‘평생도’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평생도는 돌잔치, 혼례, 회혼례 등 사람의 일생 중 기념이 될 만한 경사스러운 일들을 골라 그린 그림이다. 이중 부부가 결혼한 지 60년이 되는 해에 다시 혼례식을 치렀던 회혼례를 묘사한 ‘회혼례첩’(18세기)은 부부가 모두 건강하고 자식이 무고해야 가능했던 의례였기 때문에 조선시대 잔치 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4부 ‘벼슬길의 기념 잔치’에서는 과거 급제후 벌이는 일종의 시가행진인 ‘삼일유가’와 관직 부임시 열린 각종 향연도, 문인들의 친목모임을 그린 계회도 등이 각종 복식과 기물과 함께 전시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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