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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MBC 홈페이지 |
농구와 미남, 장동건에서 야마삐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 장동건은 사실 TV에 등장하기가 무섭게 스타가 된 경우이다. 기존까지 있어왔던 평균적인 미남의 기준을 훨씬 뛰어넘은 그의 얼굴은 그 자체로 시청자에게 비주얼 쇼크를 선사했다. 게다가 늘씬하고, 키도 컸다. 캠퍼스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과 신선한 사극 <일지매>를 거쳐 그가 청춘 스타로써 안착하게 된 계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마지막 승부>라는 드라마였다.
신인이었던 심은하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마지막 승부>에서 그는 그의 외모와 신체가 지닌 장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농구선수로 등장했다. 이 드라마에서 장동건은 농구 밖에 모르던 고등학생이 친구의 배신과 죽음을 겪고 재수 끝에 대학에 들어가 다시 농구를 시작하며 사랑과 승부 앞에서 정면 돌파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또한 이 드라마를 통해 파격적인 반 삭발 헤어스타일을 선보이는데 헤어 스타일에 이를 통해 그의 외모는 구애 받지 않는 성질의 잘 생김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멜로 라인에서는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다소 무뚝뚝한 성격에 거친 반항아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기존의 희미한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내고 드라마의 성공과 함께 드디어 ‘얼굴만 잘 생긴 배우’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었다.
그 후로도 농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줄곧 미남 배우들이 등장하여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하는 대만 드라마 <꽃미남 농구단 – 원제 : 람구화>의 나지상, 오존, 언승욱을 비롯해 영화 <쿵푸 덩크>에 출연한 주걸륜, 진백림, 진초하는 모두 대만을 대표하는 미남배우이자 아이돌 스타이다. 또한 현재 일본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버저비트 – 벼랑 끝의 히어로>에서는 아시아 최강의 꽃미남으로 불리는 야마삐(본명: 야마시타 토모히사)가 복슬복슬한 웨이브 헤어스타일에 핑크색이 두드러진 유니폼을 입고 농구선수로 등장한다.
야구와 미남, 송강호에서 이치하라 하야토까지
실제 스포츠 자체를 향한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국내에서 매번 흥행이 좋지 않았다. 송강호와 김혜수라는 최고의 스타가 등장한 <YMCA 야구단>도 그렇고, 긴 세월 명품 조연 연기를 펼쳐온 배우 이범수가 당당히 주연 배우로 등극했던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도 화제에 비해 빈약한 흥행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는 무려 전설의 히트를 기록한 이현세 작가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외인구단>조차 초라한 시청률과 함께 조용히 조기 종영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야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루키즈>이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루키즈>의 출연하는 배우들은 사토 류타, 이치하라 하야토, 코이데 케이스케 등으로 일본 드라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신진 꽃미남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작품 속에서 풋풋하면서도 혈기 넘치는 청춘의 이미지 거침없이 발산한 이치하라 하야토는 드라마의 성공과 더불어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그 외에도 일본 드라마에서 야구는 심심치 않게 등장하곤 한다. <키사라즈 캣츠아이>에서는 한가한 동네 청년들이 동네야구단에서 열렬하게 활동하기도 하고, <GTO>로 유명한 소리마치 다카시가 나온 <드림어게인>이란 드라마 역시 야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아이스하키, 장동건과 기무라 타쿠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 무장을 해야할 뿐 아니라 배우에게 힘겨운 연습기간이 필요한 운동도 있다. 얼음판 위에서 격렬하게 땀을 흘리는 남자들이 등장하는 아이스하키가 바로 그런 운동 중 하나이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이 매력적인 종목이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았을 리는 없다. 국내에서는 완벽한 조각 미남 장동건, 일본에서는 국민 아이돌이자 최고의 스타인 기무라 타쿠야가 각각 <아이싱>과 <프라이드>라는 드라마에서 아이스 하키 선수를 연기했다.
시청률로 보았을 때 <아이싱>은 실패한 드라마이고, <프라이드>는 성공한 드라마이지만 재미 면에서 보았을 때 <아이싱>은 정말 실패한 드라마이고 <프라이드> 엄청 성공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세기인 1996년 방송된 <아이싱>과 21세기인 2004년에 방송된 <프라이드>를 놓고 절대적 비교를 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아이싱>과 <프라이드>를 즐겁게 비교하는 방법은 아이스하키장을 배경으로 경기를 펼치는 장동건과 기무라 타쿠야라는 두 동갑내기 배우에 집중하는 것이다. 20대 중반에 접어들기 직전의 젊은 장동건의 꽃다운 미모와 서른을 훌쩍 넘기고도 여전히 강단 있는 근육과 섹시함을 뿜어내는 기무라 타쿠야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흐뭇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연기를 처음 하는 배우가 자기 나이에 딱 맞는 역할을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초보 연기자에게는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캐릭터는 그 자체로 경쟁력이자 장점이 될 수 있다. <마지막 승부>에 출연했을 당시 장동건의 나이는 23살이었고, 이치하라 하야토는 22살의 나이에 <루키즈>에 출연했다.
이제 막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딛은 유노윤호는 24살이고 <맨땅에 헤딩>에서 그가 연기하는 축구선수 차봉군 역시 실제 유노윤호와 비슷한 또래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노출연기부터 망가지는 연기까지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에서 날 것 그대로의 열정이 느껴진다. 오랜 만에 드라마를 통해 잘 생긴 얼굴과 탄탄한 몸매를 가진 젊은 신인 남자 배우가 무사히 그리고 온전히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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