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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TEN, 하나·송이)이 '골라봐' '몰라요' 두 곡의 노래가 담긴 싱글앨범 'Cheer Up' (치얼업)을 들고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던 7월 중순. 가요계는 여성 그룹 전쟁이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때문에 매주 쏟아져 나오는 신인들은 자신들을 어필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했다. 텐이 선택한 것은 큰 키와 동성애 코드였다. 둘 다 이슈를 제공했기는 했지만 비판도 받았다. 173cm의 평균 키는 뭇 남성들의 시선을 휘어잡기에는 충분했지만, 동시에 외모만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그러나 이들은 고개를 젓는다.
"저희가 신인이잖아요. 저희들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상황에서 저희에게 있는 것이 큰 키거든요. 그렇다고 저희가 외모가 아주 특출나게 이쁜 것은 아니에요. 단지 저희가 키가 크고 모델을 했기에 그같은 장점을 내세운 거죠. 다른 가수들도 이쁜 얼굴이든 끼든 우선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내세우잖아요. 저희도 그런 것 뿐이지, 외모만 내세우며 가수가 되기 위한 것은 아니에요" (하나)
"저희도 오래 전부터 가수 준비를 해왔고 그런 준비 후 가수로 나선거에요. 외모는 저희를 알리기 위한 수단일 뿐, 가수로서 재능이나 끼는 이제 평가를 받아야죠. 반드시 외모만 앞세운 것은 아니에요" (송이)

두번째 코드인 동성애 역시 과거 여성 그룹 폭시때 '노골적 노이즈 마케팅'이라 지적을 받았었다. 텐은 사실 이보다 수위가 높다. 스틸 사진 뿐만 아니라 지하철 상습 성추햄범을 퇴치한다는 뮤직비디오 내용에서도 이들은 노골적으로 동성애 장면을 내보낸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실제로 이들이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동성애 코드를 어필하는 것과 인터넷 상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텐 멤버들은 "설정일 뿐"이라고 말한다.
"설정이고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도 그것이 설정이라는 것을 알꺼에요. 많은 신인 그룹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저희가 이슈를 만들어야 하고 그런 와중에 여성 듀오이기에 그같은 설정을 했을 뿐이죠. 사람들이 설마 그것을 믿겠어요" (하나, 송이)
이들이 들고 나온 노래 역시 정통 트로트는 아니다. 어쩌면 텐 멤버들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이미지와 트로트는 맞지 않는다는 느낌마저 준다. 트로트와 디스코의 조화를 이룬 '티스코'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라고는 하지만, 듣는 이들에게는 어색할 수 있는 곡이다. 어떤 노래이고 어떤 장르일까.

"트로트와 디스코가 합쳐진 '티스코' 풍인 노래를 처음 듣는 순간 흥겹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통은 아니지만 저희 큰 키로 보여줄 수 있는 안무와 신나는 랩이 가미됐죠. 20대부터 시작해 다양한 세대가 모두 즐겨들을 수 있죠" (하나)
멤버 중에 한명인 하나의 이력은 다채롭다. 중 3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생활하던 중 여성잡지 '글래머(GLAMOUR) 매거진' 캐나다에서 전속 모델로 활동했다. 이후 국내에 컴백해서도 패션쇼 무대는 물론 레이싱 모델로도 활동했다. 한동안은 어깨에 붉은색 매화와 함께 '매한불매향'이라는 한시가 적혀있는 것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송이 역시 이미 중학교 때부터 170cm가 훌쩍 넘는 키로 인해 중3때부터 고3때까지 모델일을 했다. 이후 20살이 넘어 꾸준히 가수 준비를 하다가 이번에 데뷔하게 된 것이다.
신인으로서 가요계에 10%에 들겠다는 가수만이 다양한 행보를 꿈꾼다. 하나는 자신의 롤모델로 이효리를 선택했고, 송이는 장윤정을 말했다.

"이효리 선배가 보여주는 멋진 퍼포먼스와 예능에서 보여주는 끼를 저도 갖고 싶고, 보여주고 싶어요. 가수로서 폭넓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닮고 싶은거죠" (하나) "궁극적으로는 박진영처럼 음악을 즐기며 후배 가수들까지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 현실적인 롤모델은 장윤정 선배를 생각하고 있죠" (송이)
사진=린스튜디오 김웅진 실장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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