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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살 동갑내기 여성듀오 허니쉬의 멤버 한송이와 유서연은 이쁘장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하고 솔직했다. 질문 하나에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농담을 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었고, 서로에 대해서도 솔직한 평가도 내렸다. 최근 싱글 타이틀곡 '시집이나 갈까'로 중독성있는 멜로디를 전파하고 있는 이들은 실상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다.

한송이는 tvN의 2대 티비엔젤스로 주목을 받은 후 '일요일 일요일밤에' '연예가중계' 리포트, KBS드라마 '남자 이야기'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에도 스타화보 등을 통해 '섹시 아이콘'의 면모를 보여줬다. 또다른 멤버 유서연은 2003년 서울청소년가요제 대상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성악을 하다 고등학교 시절 대중 음악으로 눈을 돌렸고 각종 오디션에 응모했다. 이후에도 고유진, 휘성, 알렉스, 이수영 등의 방송 무대에서 코러스를 맡았다. 둘다 화려한 이력을 보이지만, 대중성으로 따져서는 한송이가 우위에 있다. 비슷한 색깔을 지닌 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이력을 지닌 이들은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사실 제가 더 알려졌다고 해서 서연이에게 별다른 감정을 갖거나 하지는 않아요. 제가 성격이 진짜 털털하거든요. 원래는 솔로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제 스스로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상태에서 듀엣을 하게 된거죠. 서연이랑 성격도 잘 맞고 예능이나 이런 부분에서 서연이가 더 잘 나갈 수 있잖아요" (송이)
"저는 한송이라는 친구를 방송에서 봤을 때 다른 많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눈에 정말 띄었어요. '조그마한 것이 잘하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정말 끼가 다분한거에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서 별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고, 표정 하나 하나 당당한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서연)
이들이 허니쉬에서 처음 만난 것은 아니다. 앞서 신해철이 만든 여성그룹 '세이렌'에 잠깐 같이 몸담은 적이 있다. 데뷔 준비를 하던 중 한 명의 멤버가 '세이렌'에서 탈퇴하고 그 빈 자리를 유서연이 들어온 것이다. 해체 후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성 듀오를 만든다고 해서 사무실을 찾아온 이들은 또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서로 천생연분이라 생각하고 호흡이 잘 맞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나온 '시집이나 갈까'는 주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20~30대 여성들의 심리를 적절하게 대변했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비록 뮤직비디오는 선정성으로 인해 많은 부분을 편집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곡에 대한 반응은 인터넷을 달구었다.
"대부분 한번 들으면 괜찮다는 평가를 해주시더라고요. 특히 '시집이나 갈까'라고 부르는 후렴 부분은 한번만 들어도 다 따라부르더라고요" (송이, 서연)
대부분 신인가수들이 앨범이 나오면 제일 많은 관심을 갖는 이들은 부모님이다. 가수 데뷔에 반대를 했든, 전폭적인 지지를 했든 딸의 이름으로 나온 앨범은 소중한 것이다. 허니쉬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지만 반응은 다소 달랐다.
"저희 엄마는 우시더라고요. 제가 'thanks to'를 쓰면서 울면서 썼거든요. 이렇게 꿈이 현실로 이뤄진다는 생각에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거에요. 그 상황에서 엄마 아빠 생각이 제일 많이 나잖아요. 25살 된 처녀가 저녁에 나가서 연습하고 한 것에 대해 부모님이 어떤 생각을 하셨겠어요. 그러니 앨범을 딱 드리니 엄마가 우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초코파이에 불 붙혀서 축하했어요" (서연)
"저는 호주에서부터 가수가 꿈이었잖아요. 데뷔한다고 아빠, 엄마에게 말씀드리니까 대견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앞서 KBS '남자 이야기' 나왔을 때도 호주에서 비디오를 통해 많이 알려졌거든요. 사실 아빠가 저를 강하게 키우거든요. 아빠는 '한국에서 못하면 영영 호주로 돌아오지 마라'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씀하셨거든요. 원래 호주에서는 아빠가 굉장히 보수적이었어요.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잖아요. 한국에 와서는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독해지더라고요. 소속사도 없이요.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된 소속사를 만나 낸 앨범을 보니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송이)
허닉쉬의 첫 앨범에 대한 애정은 최근의 행보를 보더라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허니쉬 멤버 유서연은 과로로 쓰러져 일주일 가까이 입원을 했다. 신인 가수로 활동을 활발히 해야할 즈음에 치명적인 일이긴 하지만 유서연은 도리어 이를 통해 가수가 자신의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새삼 절감했다고 한다. 그리고 퇴원 후 잠시 쉰 만큼 이상의 활동을 해야 함을 잘 안다고 전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신인으로서의 목표를 묻자 답변은 명쾌했다. "신인으로서 최고의 목표는 신인상이죠" 여성그룹이 득세하는 2009년 하반기. 허니쉬의 이름과 목표가 대중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사진=린스튜디오 김웅진 실장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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