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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망가졌다고요? 성장했습니다"

입력 : 2009-08-14 11:45:14 수정 : 2009-08-14 11: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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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끊임없이 도전할 시기인 것 같아요. 기회가 닿는 한 새로운 것, 재밌는 것은 다 해보려고요.”

 우수어린 눈빛이 매력적인 ‘소간지’ 소지섭(32· 사진)이 우유부단 찌질남으로 변신했다. 중국의 월드스타 장쯔이(章子怡), 판빙빙(范氷氷)과 함께 출연한 로맨틱코미디 ‘소피의 연애매뉴얼’(20일 개봉)을 통해서다. 변심한 애인을 되찾기 위한 소피(장쯔이)의 과학적(?)인 다단계 복수극을 그린 이 영화에서 소지섭은 톱스타인 안나(판빙빙)와 평범한 만화가 소피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는, 다소 어리버리한 느낌의 ‘나쁜 남자’ 제프 역을 맡았다.

 13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소지섭은 “처음엔 쿨하고 멋진 역할이었는데 영화 속 비중이 늘면서 캐릭터도 많이 망가졌다”고 볼멘 소리다. 그러나 그 망가지는 과정이 그에겐 오히려 기쁨이고 보람이었다. 최근 몇 년간 어둡고 진지한 역할만 주로 맡아와 가벼운 연기를 하고 싶던 차에 이 영화를 제의받았다. 그는 “어차피 연기는 계속 할텐데 한국에서는 특정 이미지의 역할만 들어오더라”면서 “배우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데는 국내보다 해외 영화가 더 유리할 때가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장쯔이 같은 세계적 배우와 함께 연기할 수 있어 기뻤고 많이 배웠다. “장쯔이 성격은 영화 속 소피와 비슷해요. 한없이 밝고 귀여워요. 중국어 대사 외우는데 애를 먹는 제게 와서 ‘나도 할리우드 처음 갔을 때는 대사 때문에 엄청 고생했다’고 위로하는 따뜻함도 지녔습니다. 제작자(장쯔이는 이 영화 제작자이기도 하다)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풍기지만요. 배우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존경스럽죠. 저는 몰입이 상당히 더딘 편인데 그 친구는, 순발력이 좋아서인지, 감정이입이 굉장히 빠르더라고요.”

 물론 뿌듯함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 중국어 대사를 외우는 데 급급해 연기 혹은 한국배우 선양(?)에는 소홀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이러한 자책과 후회가 훗날 “주름에서조차 나 만의 느낌을 풍길 수 있는 배우”가 되는 데 든든한 발판이 될 것임을 그는 자신한다. “먹어가는 나이 만큼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얼굴을 갖고 싶고 그 느낌이 배어나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눈가의 주름만 봐도 배우 소지섭을 느낄 수 있는. 그런데 언제쯤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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