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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산밸리록페스티벌. '크래쉬'의 베이시스트 겸 보컬리스트로 24일 빅탑 스테이지에서 이미 페스티벌을 뜨겁게 달구었던 안흥찬은 록 부활 프로그램 엠넷 '타임투락'의 진행자로서도 활동하고 있어 25일에는 후배들의 공연을 촬영하고 인터뷰하냐고 바뻤다. 무대 위에서는 자신 스스로, 무대 밖에서는 후배들을 소개하고 이끌기 위해 가교 역할로서 안흥찬은 자신의 몫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1993년 데뷔 후 한국 헤비메탈 흐름 자체를 바꿨다는 평을 듣는 '크래쉬'는 24일 무대에서도 여지없이 그 진가를 발휘했다. 후배들에게도 좀더 많은 빛을 나눠주기 위해 페스티벌 참가자 숫자가 다소 적은 금요일 낮에 무대에 섰지만, 그들의 열기는 순식간에 페스티벌 참가자들의 질적 수준까지 올려놓았다. 공연을 끝내고, 프로그램 촬영을 끝내고 26일 여유있게 다른 아트시트들의 공연을 즐기고 있는 안흥찬을 만났다.
- 무대 밖에서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네요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있고, 무대 밖에서 음악을 즐길 때는 또다른 모습으로 변하죠. 무대 위와 같은 느낌을 줄 수는 없잖아요" (웃음)
- 무대에 서랴, 프로그램을 촬영하랴 바쁘시던데요
"24일에는 '크래쉬' 공연을 했고, 25일에는 엠넷프로그램 '타임투락' 촬영을 진행을 했습니다. 보드카레인, 메이트 등 후배들과 만났죠. 방송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페스티벌 분위기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페스티벌에 참가한 사람들은 많이 알겠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이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죠. 사람들에게 이렇게 록이나 록페스티벌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은 없잖아요. 또 홍대에서 음악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홍대와 이곳 페스티벌이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여기에 와서 직접 확인할 수 있게요"

-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은 올해 첫 회인데, 무대에서 그리고 직접 돌아다니며 보니 어떠신지요
"제가 웬만한 페스티벌은 모두 가봤는데 여기는 자연과 잘 어울려진 멋진 페스티벌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 페스티벌이 대개 바닷가나 매립지, 유원지 등에서 하잖아요. 그렇게 이렇게 자연과 함께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죠. 무대와 무대를 오가면서도 멋진 자연 경관을 볼 수도 있고요. 제가 첫날 무대에서 섰는데 제 앞에 산이 쭉 펼쳐져 있고, 그 산과 제 사이에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왜 일본 후지록페스티벌이 산에서 하고, 세계 굴지의 페스티벌이 도시가 아닌 산과 목장에서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물론 이곳이 교통편이 편한 곳은 아니지만,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기에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 지금 같이 열리고 있는 펜타포트 쪽은 이야기 듣고 있는지요. 굳이 비교를 하자면
"펜타포트에 가있는 다른 뮤지션들이나 인터넷을 통해 그쪽 상황을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어제(25)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여기에 모인 사람들과 그쪽에 모인 사람들의 숫자를 보면 이렇게 록 팬들이 많은데 음반 시장 등에서 왜 우리 시장은 커지지 않은지 안타까움이 있더라고요. 펜타포트와 비교를 하자면, 제가 2회때 무대에 섰고 3회때는 스텝으로 참여했는데 이곳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자연과 어울려져 있는 것도 그렇고 편의시설도 비교할 수 없죠. 잔디도 깔려있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하고요. 그런 측면에서 5배는 좋은 것 같아요"
- 무대에 좀더 무게감있게 설 수 있는데 라인업 앞쪽에 배치가 되던데요
"제가 계속 빛을 받으면 뒤의 후배들이 가려지잖아요. 그 친구들에게 좀더 좋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제가 이제 그만 빛을 받아야죠. 전 그냥 음악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록음악에서 우리 나라는 영웅이 없는데, 후배들 중에 그런 영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저희는 영웅이 될 생각이 없어요. 영웅은 힘들거든요. (웃음) 전 후배들에게 가끔 제게 들어오는 행사도 넘겨줘요. 어쨌든 그 후배들이 커야, 또다른 후배들에게도 계속 기회가 생기니까요"
- 록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팬들은 많이 바뀐 것 같나요
"정말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무대 위에 서면 그게 느껴져요. 24일 무대에 섰을 때 아무래도 금요일 첫날이고 낮이다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확실히 양보다 질이에요. 다들 알아서 이리저리 돌고 뛰고 난리가 났죠. 저는 이들이 놀 수 있게 조금만 도와주면 되요. 그런 와중에 제가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이들은 너그러이 봐주죠. 페스티벌이니까요. 그런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면 정말 무대가 마약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짧은 인터뷰를 마친 안흥찬은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음악을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록페스티벌을 만들고 즐길 줄 아는 아티스트다.
"백 스테이지에 들려 후배들도 보고, 스탭들도 만나서 제 공연때 잘 도와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해야죠"
이천=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사진 허정민 기자 ok_hj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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