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곡 탄생 100주년을 맞아 원곡체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17일∼8월16일)에서 마련된다. 한글과 국·한 혼용 글씨를 비롯해 전서와 예서, 해서와 행서체 한자와 묵영 등 원곡의 서체별·시기별 대표작 150여점이 전시된다.
원곡체를 완성하기까지 역정은 네 시기로 분류된다. 서당 교육을 통해 천자문과 사서삼경 등 한학과 글씨를 학습하던 자습기(1909∼36)부터 소전 손재형의 소전체(素筌體)를 흡수했던 학서기(1937∼57), 구양순·안진경 같은 중국 서예 대가들의 필법 등 서예고전을 두루 섭렵했던 실험기를 거쳐서야 원곡체가 완성될 수 있었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큐레이터는 “원곡체는 굵고 가는 점획과 크고 작은 글자에 의한 음양 대비가 두드러져 남다른 힘이 느껴진다”며 “그 때문에 폰트로 만들어져 도시의 간판 글씨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먹색을 다섯 단계로 나눠 표현한 묵영(墨映) 작업은 1960년대 서단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농담을 달리한 다섯 가지 먹색으로 상형문자 등을 여러 번 겹쳐그린 묵영 작업은 일중 김충현 등으로부터 ‘서구 추상미술의 아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원곡의 막내사위로 원곡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이번 전시가 원곡 서예를 정리하는 자리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서예가 재인식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02)580-1660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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