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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국가의 역사 투영된 최고 기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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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7-12 17:07:08 수정 : 2009-07-12 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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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 헌정사 9차례 개정…장기집권 위해 변칙 얼룩
제헌절은 1948년 7월17일 대한민국이 헌법을 공포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지만 제헌절은 단순히 헌법을 제정·공포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자주독립의 민주국가임을 세계에 공포한 날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들이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리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한민국 헌법의 탄생

1945년 8월15일 일본의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면서 우리 민족은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광복의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38도선을 경계로 미국과 소련이 각각 남과 북에 진주하고 대립함에 따라 국토가 분단되고 말았다. 결국 1948년 5월10일 남한에서만 총선거가 실시돼 국민대표가 선출됐다. 5월31일에는 국회가 열렸는데 이 국회가 제헌국회다. 제헌국회는 헌법 제정에 착수했고, 7월17일에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을 공포했다. 제헌국회는 이승만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했고 이승만 대통령은 1948년 8월15일에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선포했다.

개헌의 역사

우리 헌법은 지금까지 아홉 차례 개정됐다.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대통령직선제로의 개헌을 골자로 하는 제1차 개헌, 1954년 이승만 대통령 3선을 목적으로 소위 ‘사사오입(四捨五入)’ 소동을 통한 제2차 개헌, 1960년 4·19 이후 내각책임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3차 개헌, 반민주행위자 처벌에 관한 부칙조항 삽입을 위한 제4차 개헌, 그해 5·16 발생 후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제5차 개헌, 박정희 대통령의 3선을 위한 목적으로 단행된 제6차 개헌, 1972년 유신체제 전환을 위한 제7차 개헌, 1980년 5·18 이후 신군부 집권에 따른 전두환 정권으로의 전환을 위한 제8차 개헌, 그리고 1987년 6·29 이후 민주화 결과에 따라 대통령직선제와 5년 단임제를 중심으로 하는 제9차 개헌 등이 그것이다.

개헌의 한계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법이다. 국가의 근본이 되는 이념과 하위법이나 정책적으로 침범할 수 없는 가치를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의 역사가 투영돼 있는 한 국가의 최고 기본법이다.

즉 우리나라 법의 가장 꼭대기에 존재하는 것이 헌법이다. 이처럼 중요한 법인 만큼 고치기도 어렵다.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 모두의 뜻을 물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헌법을 바꾸려면 투표권을 가진 국민의 절반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하고, 또 투표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바꿀 수 있다.

박기현 한우리독서논술연구소 연구원
그러나 우리나라의 개헌사는 비민주적, 편법 개헌의 역사로 평가받는다.

61년이라는 길지 않은 헌정사에 대한민국의 헌법은 아홉 번이나 개정됐지만 그것의 주된 내용이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집권자의 장기 집권을 위한 것이었다. 그 방법 또한 비민주적이고 변칙적이었다. 오직 제2공화국의 토대가 된 제3차 개헌과 현행 헌법이 된 제9차 개헌만이 국민적 합의에 의한 민주적 개헌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헌법의 조건

언제라도 상황에 따라 개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그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개헌은 이뤄질 수 있다. 다만 개헌방법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권익에 도움이 되는지부터 먼저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한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정하고 있다. 앞으로 만들어질 헌법은 소수 권력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지가 담겨 만들어지는 헌법이어야 할 것이다. 

박기현 한우리독서논술연구소 연구원

<생각해 볼 문제>

1. 제헌절은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가.

2. 우리나라 개헌사에서 찾을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3. 개헌 시 반드시 지켜져야 할 조건은.

■사사오입(四捨五入)이란

1954년 자유당이 이승만의 3선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 11월 개헌안을 제출했으나 재적위원 203명 중 찬성 135명으로 개헌이 필요한 3분의 2에 1표가 부족해 부결됐다. 그러나 자유당은 203의 수학적 3분의 2는 ‘135.333…’인데 ‘0.333…’은 0.5이하로서 수학의 사사오입의 원칙에 따라 버릴 수 있는 수이므로 203명의 3분의 2는 135명이라며 부결된 개헌안을 가결된 것으로 선포했다. 그래서 제2차 개헌을 ‘사사오입 개헌’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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