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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가 9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마산=연합뉴스 |
프로야구 삼성의 외국인 투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8)가 헝클어진 팀 마운드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크루세타는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산발 3안타 1볼넷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3-0, 7회 강우 콜드게임승을 이끌었다.
최고 구속 148㎞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던진 크루세타는 롯데 타자들이 3루를 밟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봉쇄했다. 5회말 1사 1,2루 위기가 있었지만 최기문의 직선 타구를 병살로 연결해 불을 껐다. 이전까지 16경기에서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선동렬 삼성 감독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던 크루세타는 3일 히어로즈전에서 6과 3분의 2이닝을 3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호투로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시즌 7승(3패)을 한국무대 첫 완봉승으로 장식한 크루세타는 팀내 다승 단독 선두가 됐다.
크루세타가 호투하는 사이 타선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삼성은 2회 채태인의 우중간 안타에 이은 상대 투수 손민한의 폭투, 진갑용 볼넷, 이영욱의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조동찬의 내야 안타로 선취점을 냈다. 이어 3회 양준혁의 우전 안타와 박석민의 볼넷으로 맞은 2사 1,2루에서 채태인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더해 2-0으로 달아나며 기선을 잡았다. 분위기를 빼앗은 삼성은 6회 진갑용이 선발 손민한에 이어 올라온 강영식의 6구째를 노려쳐 115m짜리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해 승세를 굳혔다. 삼성은 4연승을 달리며 39승40패(승률 0.494)가 돼 롯데(39승42패·승률 0.481)를 제치고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삼성은 최근 10승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반면 갈길 바쁜 롯데는 2연패에 빠지며 5위로 밀려났다. 롯데 타선은 선발 손민한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3안타에 그치며 영패를 당했다. 지난해 5월14일 이후 마산경기 7연패이자 시즌 2연패. 손민한은 5이닝 동안 9안타 3볼넷으로 2실점해 시즌 2패(3승)를 당했다.
크루세타가 호투한 이날 팀 동료인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루넬비스 에르난데스(29)는 짐을 쌌다. 삼성은 에르난데스를 방출키로 하고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올 시즌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며 데려온 에르난데스는 10경기에서 2승3패에 방어율 5.70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 시즌 도중 발목 부상까지 당해 결장 기간도 있었다.
괴상한 헤어 스타일에다 괴짜 용병으로 불린 에르난데스는 지난달 24일 한화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살아나는 듯 했지만 지난 2일 KIA전에서 4와 3분의 1이닝 동안 9안타로 5실점하는 등 또다시 부진을 보였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잠실(SK-두산)과 대전(히어로즈-한화), 광주(LG-KIA) 등 3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취소된 경기는 9월 경기 일정에 재편성된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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