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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왕의 월드스코프] 美港 리우데자네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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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18 17:22:00 수정 : 2009-06-18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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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따라 늘어선 삼바 클럽 '환락의 메카'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전경. 자연과 인공의 조화로 세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항구다. 굴곡진 만과 산수화를 연상하게 하는 바위산들이 항구의 매력을 더한다.
지난번 기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폭포인 이구아수 폭포를 소개했는데 오늘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도시로 떠나가 보기로 한다. 세상 사람들은 어떤 사물에나 순위 정하기를 참 좋아한다. 항구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3대 미항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나폴리, 호주의 시드니, 그리고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가 바로 그곳이다. 아름답다는 기준이 절대적일 수가 없지만, 이 세 곳은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지역을 대표하는 큰 도시라는 점에서 우선 인지도가 높다.

그러면 세 항구 중에서 첫째를 꼽으라면 어디가 될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주저없이 리우데자네이루를 꼽고 싶다. 리우데자네이루는 항구의 굴곡진 만과 동양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바위산들을 배경으로 하여 정연한 마천루가 멋지게 어울리고 있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로는 세계 최고의 아름다움이라고 할 만하다.

◇세계 각국의 휴양객들로 붐비는 코파카바나 해변.
원시와 현대 문명이 함께 공존하는 곳, 브라질을 어떤 나라라고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한 국토 속에 세계 산소량의 30%를 만들어내어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열대림, 지구 담수의 25%를 차지하는 아마존 강, 삼바와 보사노바로 대표되는 항구도시 리우데자네이루, 남미 경제의 중심지 상파울루, 흑인의 문화가 꽃피운 사우바도르 등 그 다양함 속에 극적인 차이점이 공존하고 있다.

일찍이 해양 제국의 황금기를 맞은 포르투갈에 의해 16세기부터 식민 지배를 거치면서 유럽의 문화가 유입되고, 19세기 독립 후에는 세계 각국의 다인종이 몰려들어 극도의 다양성을 만들었고, 열대기후의 영향을 받아 낙천주의와 다이너미즘으로 대표되는 브라질 국민의 열정적인 기질이 형성되었다고 하겠다.

◇화려하고 육감적인 삼바.
브라질인의 기질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은 리우데자네이루이다. 인구 600만명이 넘는 이 항구도시는 단순히 상파울로에 이은 브라질 제2의 도시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유명한 삼바축제, 해안을 따라 늘어선 환락가, 고급 휴양지로서 리우(흔히들 줄여서 리우라고 부른다)는 ‘남미의 뉴욕’이라고 불린다.

리우는 남반구에서 가장 놀기 좋은 도시로 평가된다. 해변의 놀이 천재들인 카리오카(carioca·리우 토박이)들은 코파카바나(Copacabana), 이파네마(Ipanema) 등 해안지구를 유흥의 메카로 만들어 왔다.

리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코르코바두 언덕은 리우 최고의 명소이다. 언덕 위에서는 리우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바위에 높이 서 있는 거대한 그리스도상은 널리 알려져 있고, 영화나 매체를 통하여 익히 눈에 익어 방문객은 바라보며 그저 확인작업만 할 뿐이다. 이 예수상은 2007년 세계 각국 네티즌들의 인터넷 투표에 의해 ‘세계 신 7대 불가사의’로 지정됐다. 그러나 1931년대에 만들어진 이 조각상이 세계 불가사의로 지정된 것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 또 당연히 선정돼야 할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같은 곳이 탈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브라질의 인터넷 인구와 캄보디아의 인터넷 인구가 비교할 수 없음을 고려하면 그 결과가 무리도 아니다.

코르코바두 언덕에서 도심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을 바라보면 마치 럭비공처럼 생긴 높은 바위산이 눈에 들어온다. 해발 390m의 팡지아수카르는 해변에 솟아 있고 바다로 돌출해 있기 때문에 꼭대기에 서면 마치 하늘 위에서 바다와 도시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스릴 있는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바위산 정상까지는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다.

◇현대적인 건축미를 자랑하는 리우데자네이루 대성당. 단순미와 장엄미를 동시에 내포해 여행자들의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바위산에서 내려와 도심으로 들어서면 높은 마천루의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독특한 건축물이 있다. 원추형 모습을 하고 있는 리우 대성당은 현대적인 설계의 멋진 성당으로서 마치 피라미드처럼 보이는 독특한 성당이다. 리우에서 가장 역사적인 곳이라면 카리오카(Carioca) 수도교를 꼽을 수 있다. 이 다리는 고대 로마의 수도교를 본떠 1750년에 만든 것으로서, 지금도 수도교 위로는 낡은 모습의 전차가 덜커덩거리며 지나다닌다. 바로 리우를 무대로 촬영된 영화 ‘흑인 올페’에서 자주 등장한 그 전차 모습 그대로이다.

도심을 지나 동쪽 해안지구로 발을 돌리게 되면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안을 중심으로 이파네마, 레브롱, 플라밍구, 우르카, 보타포구 등의 해변이 길게 이어진다. 흔히 코파라고 부르는 코파카바나 해안은 대서양을 면한 모래사장이 3㎞에 걸쳐 활 모양으로 펼쳐져 있고 해안에는 고급 아파트와 호텔이 즐비하다.

그리고 빠뜨릴 수 없는 곳은 세계적인 보석상인 ‘슈테른(Hans Stern)’의 본점이다. 평소에 보석에 관심이 있다면 뉴욕의 티파니와 함께 세계 2대 보석상을 이곳에서 만나보지 않을 수가 없다. 원래 브라질은 에메랄드, 아쿠아마린, 토파즈, 아메시스트(자수정)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본사에서는 보석의 가공과정을 견학할 수가 있고 완성된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가 있다.

리우하면 삼바축제를 떠올리게 된다. 일명 ‘리우 카니발’이라고 하는 이 축제는 세계 제1의 축제로 손꼽힌다. 삼바축제는 2월경에 토요일 밤부터 수요일 새벽까지 4일 동안 펼쳐진다. 삼바의 기원은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 리우에 몰려든 흑인들 사이에서 자연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카니발을 전후로 일주일은 휴가철과 겹치고 이 기간은 아예 브라질의 축제기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카니발 기간에 리우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멋진 삼바춤은 얼마든지 구경할 수가 있다. 코파카바나 해변이나 이파네마 해변의 안쪽 거리에는 밤마다 삼바를 공연하는 고급 클럽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코파카바나 해변 인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인들이 모인다는 말도 있고, 흔히들 세계에서 성적으로 가장 매력 있는 여자들이 바로 리우의 물라토(mulatto·흑백 혼혈의 미인)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멋있는 물라토는 아마도 삼바클럽에 출연하는 댄서들일 것이다.

한낮의 미항을 내리쬐던 밝은 햇살의 에너지는 밤으로 이어지며 춤의 열기로 대체된다.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태양을 가슴에 안은 마이크로 비키니의 여인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멋쟁이들은 또다시 밤의 마술에 걸리고 만다.

여행작가

>>가는 길

우리나라에서는 바리그 브라질 항공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상파울루를 경유하여 리우까지 운항한다. 대도시이므로 각국의 주요 도시로부터는 정기노선이 많다.

>>여행시기

남반구의 나라 브라질은 여름이 11∼4월, 겨울은 5∼7월이다. 리우데자네이루는 아열대 지역으로서 1, 2월이 가장 덥고 비도 많이 내린다. 가장 좋은 여행 시기는 아침저녁으로 시원하고 날씨가 좋은 겨울철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의 가볼 만한 곳

시내 중심에서 남쪽으로 14㎞ 떨어진 교외에 있는 상콘라두 지구는 비교적 근자에 조성된 해안지구로서 널찍한 해변과 투명한 바다가 매력적인 리조트 지역이다. 코파카바나 등 시내 중심지역에 비해 훨씬 여유롭고 깨끗하다.

>>먹거리

슈하스쿠는 브라질 전통 음식으로서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꼬챙이에 꿰어 양념을 뿌려 숯불에 구워낸다. 풍미가 깊으며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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