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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관 "미칠 것만 같았다" 오열…대통령 투신 현장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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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02 22:35:01 수정 : 2009-06-02 22: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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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2일 경남 김해 봉화산 부엉이바위 아래에서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당시 정토원에 갔다온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라진 사실을 알고는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2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와 봉화산 일대에서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수행한 이모 경호관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수차례 울먹였다. 이로 인해 현장검증이 중간에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바위에서는 당시의 참담했던 상황이 떠오르는 듯 말을 잇지 못했고 간간이 울먹였다. 그는 투신한 노 전 대통령이 발견된 지점인 부엉이바위 아래에 이르러서는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오열해 경찰관들이 물을 마시게 하며 진정시켰다. 이 경호관은 경찰과 취재진이 심경을 묻자 “미칠 지경이다.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남경찰청은 3시간에 걸친 현장검증에서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 5시35분 인터폰으로 사저 상황실에 ‘산책 나갈게요’라고 연락했고, 이 경호관은 3분 뒤 사저 앞에서 기다린 것을 확인했다.

노 전 대통령은 5시47분 사저를 출발해 마을 뒤 봉화산으로 향했다. 이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을 2∼3m 뒤에서 수행했다. 노 전 대통령은 앞서 5시21∼44분 사저 1층 거실 컴퓨터에 유서를 작성해 저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등산로 입구에서 만난 주민 박모씨와 마늘작황 얘기를 나눈 뒤 봉화산 7부 능선인 부엉이바위에 도착한 때는 6시10분쯤. 노 전 대통령은 이 바위의 유래와 담배 등에 관한 얘기를 한 다음 6시14분 이 경호관에게 “정토원에 가 선법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오라”고 심부름 보냈다.

경호관이 정토원에 갔다가 3분 만에 돌아왔을 때 부엉이바위에는 노 전 대통령이 없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이 247m를 3분 만에 다녀왔다고 진술한 내용을 재연해 보니 2분43초 걸렸다.

경호관은 부엉이바위 뒤쪽 등산로와 봉화산 정상 등을 찾아다녔지만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부엉이바위 입구에 있는 나무다리를 건너다 불현듯 바위 아래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6시51분 바위 아래에서 쓰러져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발견, 휴대전화로 경호동에 있는 신모 경호관에게 차를 대기시킬 것을 지시했다. 그는 쓰러진 노 전 대통령을 들쳐업고 내려와 두 차례 인공호흡을 한 뒤 6시59분 경호차량 뒷좌석에 태워 김해 세영병원으로 달렸다.

창원=안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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