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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드라마' 제목엔 공식이 있다?

입력 : 2009-06-03 14:14:36 수정 : 2009-06-03 14: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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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달콤한 인생'…국내에선 영화제목 따오고

원제 그대로 쓰던 '미드' 알기쉬운 한글제목으로
성공하는 드라마 제목의 공식은 뭘까. 드라마 내용의 핵심을 짚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억하기 쉬운 제목일 것이다. 시청자를 한눈에 사로잡기 위한 드라마 제목 작법이, 공중파의 국내 드라마와 케이블의 미국 드라마(‘미드’)에서 각기 다른 양상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국내 드라마는 지난해부터 ‘왕과 나’ ‘가문의 영광’ ‘장화 홍련’ 등 기존 인기 있는 영화 제목을 그대로 따 오는 경향이 부쩍 늘었다. 미드는 이해하기 어려운 원어 제목 대신 쉬운 우리말 제목으로 바꾸는 일이 점차 늘고 있다.

◇SBS ‘가문의 영광’
◆영화 제목 리메이크=
지난해부터 공중파 방송 드라마는 낯익은 영화 제목의 향연이었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대부분이 영화에서 제목을 따왔다. 조선시대 내시의 삶을 그린 SBS 사극 ‘왕과 나’는 왕과 가정교사의 로맨스를 그린 율 브리너, 데보라 커 주연의 영화에서 제목을 빌려 왔으며, KBS 일일연속극 ‘너는 내 운명’은 전도연· 황정민 주연의 영화와, SBS 드라마 ‘가문의 영광’은 국내 인기 코미디 영화와 제목이 같다. 또 MBC ‘달콤한 인생’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제목이자 이병헌 주연의 국내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이밖 에 형제 간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MBC ‘에덴의 동쪽’과 SBS ‘조강지처 클럽’도 인기 외화 제목과 같다.

◇MBC ‘에덴의 동쪽’
◇KBS ‘너는 내 운명’
내용은 전혀 딴판이지만 유명 영화에서 제목을 따 온 사례는 올해도 계속 이어졌다. 권상우 주연의 MBC 드라마 ‘신데렐라 맨’은 제목 그대로 남자 신데렐라 이야기를 다루지만 기존에 헝그리 복서의 이야기를 그린 러셀 크로·르네 젤위거 주연의 동명의 영화가 있다. 선악이 뚜렷이 갈리는 두 여자의 삶을 그린 KBS ‘장화 홍련’은 전래동화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김지운 감독의 동명의 공포 영화가 연상되는 사례다. 반면 SBS ‘찬란한 유산’은 방영 전까지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이었지만 같은 제목의 영화와 헷갈릴 우려가 있어 방영 직전 제목을 바꿨다.

◇‘싱글맘 스토리’(원제 ‘길모어 걸스’)
◆알쏭달쏭 영어에서 쉬운 우리말로=
‘600만달러의 사나이’(The Six Million Dollar Man), ‘SOS 해상구조대’(Baywatch), ‘블루문특급’(Moonlighting) 등 1970∼80년대 인기 미드(미국 드라마)는 낯선 영어 제목보다 한국어 제목이 대세였다. 영어 제목이어도 ‘소머즈’ ‘원더우먼’ ‘맥가이버’처럼 주인공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선 미드 제목 원제를 그대로 한글로 발음하는 게 대세였다. 90년대 ‘프렌즈’(Friends)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를 비롯해 2000년대 들어서도 ‘로스트’(Lost)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 ‘문라이트’(Moonlight) 등 인기 미드는 대부분 영어 원제를 그대로 한글로 옮겼다. 영어 원제를 비슷한 우리말로 번역한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은 극히 예외에 속한다.

◇‘왕따천사 크리스’(‘에브리바디 헤이츠 크리스’)
영어 원제를 그대로 사용하는 가운데서도 최근 들어 제목을 친근한 우리말로 고친 미드 드라마가 늘고 있다. 미드 전문 케이블TV 폭스채널은 ‘로 앤 오더’(Law and Order)’라는 추상적이고 낯선 제목을 ‘성범죄 전담반’이라는 이해하기 쉬운 한글 제목으로 바꾸었다. 이 밖에 미궁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콜드 케이스’(Cold Case)는 ‘미해결 사건파일’, 열혈 여검사가 주인공인 ‘클로즈 투 홈’(Close to Home)은 ‘나는 여검사다’ 등으로 드라마의 주인공과 주제를 쉽게 드러내는 우리말 제목을 달았다. 알듯 모를 듯한 원제의 진짜 뜻을 풀이해주고 드라마의 중심 소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다.

◇‘나는 여검사다’(원제 ‘클로즈 투 홈’)
폭스라이프는 또 이미 타 방송사에서 방송됐던 미드를 재방영하면서 제목을 우리말로 바꾸기도 했다. 한 소년의 고군분투 일상을 그린 ‘에브리바디 헤이츠 크리스’(Everybody hates Chris)는 ‘왕따천사 크리스’로, 친구 같은 모녀의 스토리를 그린 ‘길모어 걸스’(Gilmore girls)는 ‘싱글맘 스토리’로, ‘NCIS’는 ‘NCIS: 해군 범죄 수사국’으로 변신했다.

케이블 채널사업자 티캐스트 사업기획팀 류기영씨는 “제목은 프로그램의 콘셉트이자 정체성”이라며 “쉬운 한국어 제목으로 시청자는 프로그램의 기본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미드를 한국 드라마처럼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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