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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대법관이 20일 퇴근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종덕 기자 |
신영철 대법관이 20일 오후 6시쯤 대법원 정문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촛불재판’ 개입 논란이 막 불거진 3월6일 이후 2개월 반 만이다. 그는 당시 “법대로 하라고 한 것을 압력이라고 하면 동의하기 어렵다. (자진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동안 대법원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등 외부와 접촉을 피해온 신 대법관이 이날 모처럼 정문 현관으로 퇴근했다.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카메라 플래시만 물끄러미 바라봤다.
사진 촬영이 대충 마무리되자 그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다 하셨나요”라고 물었다. 답변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목이 아파서”라고 해명했다. 1∼2분간 침묵을 지킨 그는 “가겠습니다”란 말만 남긴 채 관용차에 올랐다.
이날 신 대법관의 행동은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 안팎의 여론과 무관하게 대법관 직무를 꿋꿋이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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