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영국의 한 시골 마을. 엄격한 집안에서 자란 윌 프라우트푸트(빌 밀러)는 혼자서 그림을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취미인 얌전한 아이다. 종교적 이유로 영화, TV는 물론 음악을 듣는 것조차 금지됐던 그는 다큐멘터리 수업시간 도중 복도에서 자습을 하다가 벌을 서고 있던 리 카터(윌 폴터)를 만난다. 동네 최고의 악동으로 악명이 높은 리는 TV 프로그램 ‘나도 영화감독’ 코너에 나가는 게 소원인 시네마 키드.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의 가스 제닝스는 데뷔작에서 선보였던 예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재기발랄한 입담을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전작이 마니아적 성격을 강하게 드러냈다면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에서는 하늘을 나는 개, 허수아비 악당이 아버지를 데려갔다는 근거 없는 믿음 등 관객 누구나 어렸을 적 한번쯤 꿈꿔봤음직한 상상력을 펼쳐보임으로써 보다 대중적인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2007년 미국 선댄스영화제에 공식초청돼 선댄스 최고 금액으로 거래됐고 지난해에는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독일 뮌헨, 그리스 아테네 등 해외 국제영화제에서 고루 환대를 받았다. 또 올해 3월 런던에서 개최된 ‘2009 엠파이어 어워즈’에서는 코언 형제의 ‘번 애프터 리딩’을 제치고 ‘베스트 코미디’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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