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정일 위원장이 깍듯하게 대해줘”

입력 : 2009-04-13 21:47:23 수정 : 2009-04-13 21:47:23

인쇄 메일 url 공유 - +

배우 최은희씨, 방송서 납북생활 등 밝혀

“북측이 보복하지 않을까 공포 속에 살아”
1978년 납북됐다가 1986년 극적으로 탈출한 원로 배우 최은희(83·사진)씨가 13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해 자신의 영화인생과 납북생활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씨는 “신상옥 감독과 이혼하고 1978년 1월 안양예술학교 이사장으로 지내던 시절 홍콩으로부터 자매결연을 하자는 제의가 들어와 혼자 떠났다”며 “하지만 그것은 북한의 함정이었다. 납북된 후 6개월 동안은 너무 놀라 밥을 못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생활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은 존경하고 좋아하는 여배우에 대한 예우를 각별하게 신경 썼고 ‘최 선생’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대했다”며 “하지만 늘 옆에 사람이 붙어 감시하고, 가족들도 없이 홀로 외로운 생활을 해야 하는 시간은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1983년 김정일이 베푼 연회에서 신상옥 감독과 재회한 그는 ‘돌아오지 않는 밀사’ ‘탈출기’ ‘불가사리’ 등 17편의 영화를 같이 만들었고, 영화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986년 3월 베를린영화제 참석차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최씨와 신 감독은 일본 기자의 도움으로 택시를 타고 미 대사관 앞까지 갈 수 있었다.

그는 “탈출한 후에도 언제 북측으로부터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공포 속에 살고 있다”며 “위층에서 소리가 나도 ‘혹시나’ 하고 가슴을 졸이게 된다”며 여전히 두려움을 안고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영화 동지이자 사랑인 신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신 감독과는 한국전쟁 중 피난처인 부산에서 처음 만났다”며 “당시에는 수더분하고 순박해 보이는 유능한 신인감독으로만 여겼는데, 연습 도중 내가 쓰러졌을 때 업고 병원으로 뛰어간 사람이 신 감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상큼 발랄'
  • 박보영 '상큼 발랄'
  • 고윤정 '매력적인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