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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는 성격장애 때문에 뛰어난 예술가 됐다”

입력 : 2009-04-03 19:28:13 수정 : 2009-04-03 19: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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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도취는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잘 견뎌내는 요인이다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추진력은 스타가 되는 데 필수적이다
◇클라우스 킨스키         ◇휘트니 휴스턴             ◇마이클 잭슨                 ◇마릴런 먼로
보르빈 반델로 지음/엄양선 옮김/지안/1만5000원
스타는 미쳤다- 성격장애와 매력에 대한 정신분석 리포트/보르빈 반델로 지음/엄양선 옮김/지안/1만5000원


최근 연예인들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했고 화려하며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그들이 무엇 때문에 쉽게 생을 포기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때마침 스타와 예술가들이 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마약을 하고 섹스 스캔들에 휩싸이는지에 대해 정신병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이 출간돼 관심을 모은다.

정신장애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독일 괴팅겐대학 의과대학 교수이자 이 병원 정신과 전문의로 재직 중인 보르빈 반델로는 ‘스타는 미쳤다’를 통해 연예인과 아티스트들이 대중과 다른 어떤 결함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책에 따르면 대중은 스타의 화려한 삶을 동경한다.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스타들의 삶이 늘 화려하지만은 않다. 특히 대부분의 할리우드 스타나 외국의 유명 가수들은 한 번씩 불미스러운 일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곤 한다. 저자는 이와 관련 “스타는 심리적 장애 때문에 뛰어난 예술가가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재니스 조플린    ◇엘비스 프레슬리 ◇빌리 홀리데이   ◇지미 헨드릭스     ◇다이애나
최초의 백인 여성 록 가수로 평가받는 제니스 조플린(1943∼1970)은 대단한 성공을 거뒀지만, 무대에서 50도짜리 알코올 음료를 병째로 마시는 알코올 의존증을 보였으며 심각한 헤로인 중독을 겪었다. 끊임없이 우울증을 앓았던 그는 혼자 있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면서도 자기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저자는 조플린의 이런 태도에 대해 ‘경계성 성격장애’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진단하면서 빌리 홀리데이, 지미 헨드릭스 등 비슷한 증상을 보였던 스타들의 예를 통해 경계성 성격장애의 특징을 설명한다.

◇마빈 게이            ◇커트 코베인         ◇로비 윌리엄스    ◇짐 모리슨             ◇머라이어 캐리
경계성 성격장애의 핵심에는 자아도취가 있다. 저자는 바로 이 자아도취가 성격장애를 겪는 스타들이 오히려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 생활을 더 잘 견뎌내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자아도취 증상이 있는 성격장애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왕성한 에너지를 가진 추진력은 스타가 되는 데 필수적이다. 이는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들에게서 행복 호르몬의 소비를 높이는 뇌 속의 보상 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한다. 뇌 속의 보상시스템이란 동물이나 사람은 섹스나 음식물 등으로 보상을 받으면 행복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분비돼 신경계가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뇌에는 아편제를 신경세포와 연결해주는 수용체가 있는데 엔도르핀은 체내에서 생성되는 자연적인 아편제로 볼 수 있다. 엔도르핀이 다른 인공 마약과 다른 점은 임무 수행을 마친 뒤 엔도르피나제라는 효소에 의해 바로 분해돼 중독증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바로 이 체내 행복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이 보기에 ‘미친’ 행동을 통해 행복 호르몬의 양을 늘리고자 하는 것이다. 

◇케이트 모스(왼쪽)와 조니 뎁                           ◇제리 루이스(왼쪽)와 마이라
저자는 또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유명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은 대중들이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천박한 섹스, 파렴치한 행동, 공격성, 도취, 무절제한 소비, 거침없는 과시욕은 인간의 동물적 충동을 자극하고 사람들은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거침없이 하는 이런 스타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적절히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다면 경계성 성격장애는 남다른 인간적 매력과 성적 매력, 남다른 창조성, 성공을 향한 굳은 의지 같은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성격장애는 재앙이면서도 축복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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