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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앞에 닥친 경제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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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지음/명진출판/1만2000원
가족이 힘을 합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김미경 지음/명진출판/1만2000원


단숨에 책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전 세계에 몰아닥친 경제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 책들은 여럿 나왔지만, 대부분 전문서적이어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가정 한가운데로 그 위기를 끌어다 놓으니, 정신이 번쩍 든 것이다.

‘가족이 힘을 합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우리 앞에 닥친 경제위기를 가정마다 어떻게 극복할까에 초점을 맞추고 조목조목 대비책을 조언해 나가고 있다. 지은이는 ‘대한민국 최고 기업교육 전문 강사’로 통하는 김미경 아트스피치연구원(www.artspeech.co.kr) 원장이다. 김 원장은 자기 가족이 겪었던 경험과 풍부한 현장 이야기들을 버무려 위기 해법을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잘 만들어진 ‘위기극복 매뉴얼’이다.

이번 경제위기에서 최대 피해자는 누굴까. 지은이는 남편 연봉이 4000만원도 안 되는데, 1∼2년 전 은행에서 2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아파트를 산 30∼40대 주부를 떠올린다. 매달 월급 절반이 대출이자로 빠져나간다. 그나마 지난해 말 경제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연말보너스는 삭감되고, 대출이자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니 얼마나 어려움이 클까.

지은이는 다양한 예화를 들며 얼어붙은 가슴을 다독여 준다. 위기는 연례행사와도 같은 것이니, 놀라지 말고 차분히 대비책을 강구하라는 것이다. 과거 양장점 하던 모친이 기성복 메이커인 논노와 싸우며 위기를 돌파한 무용담까지 들려주며 어떻게든 버틸 방법을 찾으라고 권한다.

◇“불황과 불행은 다르다”고 강조하는 ‘행복 디자이너’ 김미경 아트스피치연구원장.
위기를 돌파하려면 문제점을 직시해야 한다. 그 뒤 해법을 세워 돌파해 나가면 얼마든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근성과 자신감, 위기 돌파력까지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경제가 나빠지면 가장이며, 가족 전체가 움츠러든다. 이때는 말이 없는 것보다 오히려 가족간에 활발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장 혼자서 끙끙대는 것은 금물이다. 가족 전체가 마음을 터놓고 뭉치는 것이 위기해법 1순위다. 가족은 먹여 살려야 할 존재인 ‘식솔’이 아니라, ‘경제동반자’다. 때론 초등학생도 위기 감당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주부는 집안의 씀씀이를 들여다봐야 한다. 소비 체질은 곤란하다. 우선 자신부터 돈 버는 방법, 돈 지키는 습관을 아우르는 수익형 인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경제권 전담은 남편과 아내 중 당연히 수익형 인간이 맡아야 한다. 지은이는 이번 기회에 집안 전체를 수익형 체질로 개선해 보라고 권한다. 가족의 무형자산도 유형자산으로 바꿔야 한다. 가능하면 연봉의 20%는 유형자산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성공한 가족에게는 특별한 DNA가 있다고 밝힌다. 가풍을 의미한다. 한 집안에서 3대가 80년 동안 살아가려면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가풍이다. 장인정신·지독함·자신감 등은 ‘흥(興) DNA’에 속한다. 반대로 책임전가·한탄·자포자기 등은 ‘망(亡) DNA’에 해당한다.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흥 DNA’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은이의 모친은 과거 딸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기발한 이벤트를 만들어 낸다. 이로 인해 밤새 바지 120벌을 만들고, 관광버스 안에서 노래 200곡을 불러야 했지만, 딸의 고민을 일거에 해결해 냈다. 가정에서 주부는 ‘희망전도사’가 돼야 한다.

가훈과 비전,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정직, 성실, 근면’ 따위의 가훈은 자녀들에게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고, 미래의 경쟁력까지 키워주려면 비전이 필요하다. 지은이의 부친은 아이들 이름을 부를 때마다 ‘통 큰 ○○’ ‘똘똘한 △△’라고 이름 앞에 수식어를 붙여줬다. 이것이 비전이다. 비전은 앞에서 끌어주는 힘이 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붙여준 수식어대로 잘 커 줬다. 생활 속에 녹아 그대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모든 부모는 ‘비전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고 지은이는 조언한다.

지은이는 ‘불황’이라는 용어를 확대 재생산해 ‘불행’으로 몰고 가는 언론을 못마땅해한다. 불황과 불행은 다르다는 것이다. 경제는 불황일지 몰라도 우리의 희망마저 불황은 아니라는 것. 불황은 그저 ‘딛고 일어서야 할 땅’ 같은 존재다. 자기 자신을 낮춤으로써 불황을 극복한 한 젊은이의 일화는 활력이 넘친다.

위기에서도 얻는 것은 있다. 그것은 우리가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는 확고한 인식이고, 방만해진 우리의 소비행태를 성찰하는 기회다. 가족 형태, 삶의 방식 등 모든 것을 세밀히 여과해야 할 시점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지은이는 위기 때 오는 기회는 따로 있다고 말한다.

책 절반은 ‘희망제작소’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가정마다 희망제작소가 돼야 한다며 다양한 방법들을 제안한다. ‘돈에 이름을 붙이자’ ‘집보다 회사를 더 단장하라’ ‘대화가 있는 가정이 꿈을 이룬다’….

책을 읽노라면 발상의 전환이며, 참신한 아이디어가 샘처럼 솟아나온다. “나는 평생 불황 속에서 살고 있다”는 종이 줍는 할머니의 불황퇴치법은 신선하다. 위기 속에서 버리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책은 위기 너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하는 안목을 틔워준다. 책이 가진 큰 매력이다.

정성수 선임기자 hul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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